뉴욕에서 활동하는 영화감독 백평훈 씨와 무용가 김기화 씨가 단편 댄스 영화 두편을 들고 관객들을 찾는다.
다음달 14일 오후 7시 맨해튼 플리 씨어터(Flea Theater)에서 ‘Dance Conversations 2012’에 초대된 두 작품은 <Tree> 와 <Seven Fruit>. 행사 책임자가 激讚(격찬)을 아끼지 않으며 선정한 작품들이다.
▲ Tree (2010) 의 한 장면
특히 <Seven Fruit>은 로비에서 상영하게 돼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두 작품 이외에도 다섯명의 감독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함께 상영된다.
▲ Seven Fruit (2010), 배우 홍민기
백평훈 감독은 이미 지난해 이곳에서 ‘아리랑 블루스’라는 작품으로 관객들과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백평훈 감독이 사람과 자연을 카메라에 담아낸다면 김기화 안무가는 사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춤꾼이다.
지나치고나면 잊혀져버릴 예술작품보다는 사람들에게 많은 龜鑑(귀감)이 되고 또 그 마음들이 힘을 합하여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두 사람의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함께 작업한지는 2년 정도 되었지만 공동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비주얼 아티스트이기도 한 백평훈 감독의 스타일은 카메라를 드는 순간 一瀉千里(일사천리)로 진행하는 편이다.
그러나 무용가 김기화는 조목조목 계획에 따라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서로 다른 성향이 부딪치지 않을리 만무하지만 작업이 진행될수록 그것은 장점으로 바뀌어 더욱 호소력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비결이 된다.
▲ 무용가 김기화
한국의 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백평훈 감독과 한국무용가 김기화 씨의 공통 언어는 ‘한국’이다.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차별성’ 을 가지기 위해 우리의 전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우리의 것’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들의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좋은 환경에서 후원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도 있지만 힘든 환경 속에서 열정과 사랑으로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들도 많다. 백평훈 감독 또한 하루 14시간 반을 빌딩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미국 유학생활을 시작했고, 어릴적부터 꿈꿔온 필름 메이킹을 차근차근 실현해 왔다.
▲ 백평훈 감독
현재 사진과 영상을 정리하여 전시회를 준비중인 백평훈 감독은 “앞으로 영상만이 아니라 라이브 무용 연출을 하겠다”는 야심찬 속내를 드러냈다.
김기화 무용가도 “예전엔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애쓴적이 많았지만 어느 때인가 부터 '나'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와 '사회'에 더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으며 “작은 곳에서부터 저의 춤으로 주변을 일깨우려 한다”고 소망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Seven Fruit 제작비는 4.5달러
2010년, 텍사스 여자대학에서 상영되기도 한 <Seven Fruit>은 7가지 과일을 하나씩 사는 값만 들어 총 제작비는 4달러50센트가 들었다는 後聞(후문)이다. 거실의 하얀 벽을 바라보며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에서 시작된 <Seven Fruit>은 8분 남짓 되는 영화에 쏟을 열정을 가진 배우(홍민기)와 무용가 그리고 카메라를 잡을 세명의 예술가로 충분했다.
3분 정도 되는 단편 영화 <Tree>도 단 시간 동안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만든 영화이다. 밑동만 남기고 베어진 많은 나무들을 보며 예술가로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우리네 사람들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가시돋친 ‘말’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가장 진솔한 언어인 무용가 김기화의 몸짓으로, 그리고 카메라 모니터 속에 담은 백평훈 감독의 영상을 통해 우리에게 경각심과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Tree>는 좋은 취지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인정받아 3월 24일 ‘Going Greenin Queens 2012’에도 초청이 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게 되는 영광을 안았다.
맨해튼 플리 씨어터 주소는 41 White street New York, NY 10013.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영화상영후 질의응답이 마련되며 자세한 공연 정보는 www.theflea.org를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