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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대접 이따위냐” 위안부피해할머니 日 UN대표부서 분노폭발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12-17 (토) 13:50:49

  

“무슨 대접이 이렇습니까? 나이먹은 노인들을 이렇게 문전박대하다니..”

이용수 할머니가 두 눈을 부릅뜨고 항의하자 일본의 UN대표부 직원들은 황급히 건물안으로 인도했다. 16일(미동부시간) 뉴욕 맨해튼 866번지 UN플라자 빌딩. 또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날아온 이용수 이옥선 두명의 위안부피해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에델 카츠 (Ethel Katz) 할머니 등 6명의 여성들은 팔짱을 낀채 단단히 스크럼을 짜고 오전 11시 일본대표부가 있는 UN플라자 빌딩 앞에 도열했다.

  

지난 12일 뉴욕 홀로코스트센터에서 한인사회와 유대인커뮤니티가 위안부범죄에 공동대처하기로 하면서 일본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이날 일본의 UN대표부 전달하는 자리였다. 특히 나치의 끔찍한 홀로코스트(집단학살)에서 살아남은 헨델 카츠 할머니가 동행해 한국의 할머니들에게 힘을 보탰다.
 

건물 앞에는 기무라 데츠야 공사 등 3명의 일본대표부 직원이 긴장된 표정으로 나와 있었다. 이들은 건물 앞에서 서명지를 전달받으려는 심산이었다. 그러자 이용수 할머니가 준엄하게 질타했다. “노인들을 이렇게 추운 겨울 밖에다 세워놓는다고? 그따위 대접을 하겠다는거냐?”

 

그제서야 일본대표부 직원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로비에서 주고가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 대치상황이 벌어지자 이용수 할머니는 “사람이 왔으면 사무실에 들어가서 자리라도 앉게 해야지 이게 무슨 경우냐. 다리도 아프고 난 못서있겠다”며 주저앉았다.
 

 

이때 그룹의 일원인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이 “한국에서 열몇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연세 많은 할머니들을 벌주듯 세워놓고 전달받겠다니 당신들은 예의도 없는 민족이냐? 당장 이분들을 사무실로 안내하라”고 호령했다.

 

일본대표부 직원들은 당황한듯 “들여보내겠다”고 말했으나 곧 상부의 지시를 받고 “기자들은 전부 건물밖으로 나가라. 일행중에서 할머니 등 7명만 입장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세 할머니와 통역, 최윤희회장, 유권자센터의 이에스더 이사장, 박제진변호사 등이 2층에 위치한 일본대표부 사무실에 올라간 것은 11시10분경.

일본대표부 간판이 보이는 사무실 앞에 왔지만 일본 직원들은 끝내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끝내 사무실 할머니 일행은 곳에 이르러 이곳에서 전달하자는 의사를 밝혔다.

 

전달에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내가 왜 ‘일본군 위안부’인가? 나는 이용수라는 사람이다”라며 “15살에 끌려가서’“일본군 위안부’를 강제당하고, 이제 이 노인이 될때까지 혼자 살았다. 일본은 하루라도 빨리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년간 천번이나 되는 수요집회를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일본정부는 반성을 해야 한다, 일왕이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준열히 꾸짖었다.


 

일본측 대표로 나온 기무라 테츠야 공사(일본대표부 인권 및 인도주의 사업 담당부장) 은 “일본정부는 일본군위안부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차례 사과했으며, 그에 대한 보상을 하였다” 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는 “누가 누구에게 사과를 했는가? 나는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 보상도 받지 않았다. 국민기금은 일본정부가 보상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적인 기금이다. 왜 사적인 기금으로 보상을 했다고 하는가? 답을 해야 한다. 일왕이 나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과 강하게 반박했다.

이에 대해 기무라 공사는 “나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다시 말씀드릴 수 밖에 없으며, 오늘 받은 청원서와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을 본국의 외무성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위안부 피해할머니의 손을 잡은 채 함께 한 에델 카츠 할머니도 “홀로코스트 피해자나 위안부 피해자나 똑같은 전쟁범죄의 희생양들이다. 왜 일본은 공식인정과 사과를 안하는가”라며 기무라 공사를 공박했다.

 

 

할머니 일행이 서명지를 건네고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할머니들의 얼굴은 납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은채 한껏 노기가 서려 있었다.

 

관절염 수술로 걸음이 불편한 이옥선 할머니는 “열다섯살에 강제로 끌려가 지옥같은 경험을 한 피해자가 멀리 한국에서 날아온것 아니냐. 일본의 UN대표부를 방문해 서명지를 주고도 확실한 답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바록 아쉬움은 남지만 한국의 위안부피해할머니들과 홀로코스트 생존할머니는 이날 국경을 넘은 연대를 통해 일본의 잔학한 전쟁범죄와 역사의 진실을 부인하는 일본의 부도덕을 세계에 고발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역사적 획을 긋게 됐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일본대표부 직원들 몸까지 떨며 긴장

이날 할머니 일행이 전달한 서명지는 지난 12일 한인유권자센터와 뉴욕의 쿠퍼버그 홀로코스트 센터가 공동주최한 위안부 이슈에 공동대응을 천명하는 행사를 갖는 날 현장에서 받은 것과 15일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세계여성인권과 일본군위안부 포럼’에서 받은 것으로 뉴욕지역 정치인과 유대인 커뮤니티, 한인 커뮤니티 지도자 등 13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방문에 앞서 유권자센터의 김동찬 대표 등 실무진은 일본대표부를 전날 방문해 할머니 일행의 서명지 전달 방침을 알렸다.

 

김동찬 대표는 “일본대표부 사람들이 우리가 방문하니까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몸은 떨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만큼 아주 많이 긴장하더라”면서 “당초 일본대표부 측이 건물 앞에서 서명지를 전달받겠다는 방침이었지만 할머니들의 항의에 당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달현장엔 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이사와 2007년 위안부결의안이 미의회에서 통과될때 함께 노력한 1.21연대 LA지부 대표 등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수십명의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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