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경아 순덕아, 너희들 하늘나라에서 보고 있지? 나는 이제 미국에 와서 기림비를 보니 기쁘고 행복하다. 우리 꼭 일본놈들 이기자..’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용수 할머니(83)는 굵은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다. 생각지도 못한 위안부기림비에 감격해서 울고, 한많은 삶을 마감한 위안부피해 동지들이 서러워서 울고, 사죄(謝罪)는 커녕 인정조차 않는 일본정부의 야만(野蠻)이 분해 울었다.
함께 온 이옥선 할머니(85)도 흰무명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미국에서도 이런 기림비를 만들어 주는데 어찌 일본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냐?”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15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이하 팰팍) 도서관 앞 위안부기림비 주변은 두 할머니와 팰팍의제임스 로툰도 시장, 김영목 총영사, 미주한인유권자센터의 이에스더 이사장, 김동석이사, 김동찬대표 등 관계자들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위안부기림비는 미주는 물론, 해외 최초의 추모상징물로 지난해 11월 한인유권자센터가 한인사회의 힘을 모아 건립(建立)했다.
최근 뉴욕의 환경운동가 백영현그린클럽회장이 자비로 조경사업을 끝내고 마침내 한국에서 온 두분의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이 이곳에 헌화하고 참배하는 뜻깊은 행사를 거행하게 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기림비를 보는 순간 무너지듯 무릎을 꿇고 동판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할머니는 “부디 편안히 쉬소서. 저는 앞으로 천번이라도 더 일본대사관앞에서 수요시위를 하겠습니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기림비 앞에 절을 하고 헌화의 순서를 마친 두 할머니는 기림비옆에 심어진 특별한 향나무의 사연을 백영현 회장으로부터 듣고 다시한번 오열했다. 위안부피해소녀를 상징화한 이 향나무는 열다섯살 소녀의 긴머리를 연상시키는 형상이었고 두개의 매듭이 달려 있었다.
“이 나무는 어린 나이에 일제에 끌려간 위안부피해 소녀들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제목은 ‘엄마 보고싶어’에요. 가지에 있는 매듭중 하나는 일본이 공식사과와 배상을 하는날 일본의 손으로 풀게할 것이고 두번째 매듭은 피해할머니와 가족의 손으로 풀게 될 것입니다.”
마치 그시절 어린 위안부 소녀를 만난듯 두 할머니는 나무를 쓰다듬고 매듭을 어루만지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이어 두 할머니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림비 건립과 조경작업의 결단을 내린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포옹하며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로툰도 시장은 “두 할머니를 뵈니 너무도 반갑고 한편으로 가슴 아프다. 부디 건강하시라”고 격려하고 “팰팍타운에 미주최초의 위안부기림비를 건립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곳을 아름답게 정비해준 백영현 회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경필 의원(한나라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UN반기문 총장과 외교현안 논의 등을 위해 이날 뉴욕에 도착한 남경필 의원은 “인류보편적인 가치를 짓밟은 만행에 대한 인류사적 고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모두가 노력해서 이런 장소를 마련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미국의 많은 시민들이 종군위안부를 인식을 못했지만 많은 동포사회의 노력으로 반인륜적인 행위가 만천하에 알려지고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영목 총영사는 “우리 동포사회가 이러한 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일본과 싸우자는게 아니다. 있어선 안될 역사가 반복되면 안되기에 일본국민들도 부끄러운 진실을 알아야하고 잘못된것을 바로잡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배 행사에 이어 오후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인권과 일본군위안부 포럼’에 참석한 이용수, 이옥선 할머니는 16일에는 일본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미주한인들과 미국인들의 서명지를 일본총영사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팰팍(美뉴저지주)=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김영목총영사 “日 원폭투하와 위안부문제는 별개”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로툰도 시장의 부모도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로툰도 시장의 부친 제리 로툰도 씨는 보행이 불편한 아내와 함께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숙연한 모습으로 지켜보았다.
위안부 기림비에 헌화(獻花)를 마친 제리 로툰도 씨는 아들을 통해 일본군 강제위안부의 비극을 알게 되었다며 우리 지역에 이런 훌륭한 기념비가 세워져 기쁘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도서관 2층에서 한양마트에서 마련한 간단한 오찬과 다과를 나누고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한인으로는 처음 선출직 부시장이 된 제이슨 리 부시장이 뒤늦게 합류한 가운데 이용수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는 백영현 회장이 준비한 방명록에 서명을 남겼고 주요 참석자들도 서명에 참여했다.
김영목 총영사는 좀 길게 써도 되냐고 양해를 구한후 “인류에 대한 반윤리행동이 일본군대에 의해 행해졌다는 사실이, 일본을 원폭투하했다는 이유로, 미국인들이 알고 싶어하지 않음에, 새로운 각성과 지성의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미국사회 일각의 소극적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