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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가 맺어준 인연..카발로 화가와 김대실 감독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03-07 (수) 06:23:23



모든 것은 ‘위안부’로 시작되었다. 5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도서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김대실 감독과 미국인 화가와의 因緣(인연)이 잔잔한 감동을 모으고 있다.

3년전 사별한 남편(Don Gibson)을 그리는 명상록 <단을 그리며(Looking for Don)>를 낭송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김대실 감독을 애처로이 응시하는 한 남성이 있었다. 팰팍 도서관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스티브 카발로 씨였다.




카발로 씨는 위안부초상화가로 한인사회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년간 위안부피해할머니들을 주제로 수백점의 그림을 그렸고 위안부초상화 전시회를 뉴욕 뉴저지 갤러리에서 수차례 열었다.


2009년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있는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을 돕기위해 뉴저지에서 30여명의 다국적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회와 경매행사를 열어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서방 세계 최초로 이곳 팰팍 도서관 앞마당에 건립된 위안부기림비의 동판 디자인도 그의 작품이다.


‘위안부 문제’에 열정을 가진 카발로 씨에게 영감을 제공한 주인공은 다름아닌 김대실 감독이다. 보스턴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김대실 감독은 1988년 대학교수와 연방공무원의 안정된 지위를 박차고 지천명의 나이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변신, ‘4.29’(93)와 ‘잊혀진 사람들: 사할린의 한인들’(95), ‘깨어진 침묵: 한국인 종군위안부>’(99) ‘젖은 모래: Voice from LA’ (2004)’ ‘모국: Cuba, Kore, USA’(2006) 등 문제작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중 ‘깨어진 침묵’은 99년 미국의 공영방송 PBS를 통해 전국 방영이 되면서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카발로 작가 역시 이 작품을 보았고 위안부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가 김대실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팰팍 도서관에서 위안부피해할머니들을 돕는 행사를 주최한 2009년이었다.


카발로 씨는 “그때 수소문해서 김대실 감독 연락처를 찾았다. 우리 행사에 ‘깨어진 침묵’을 특별 상영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대실 감독은 그해 1월 남편과의 사별이후 깊은 슬픔속에 있었지만 위안부이슈에 대해 열정을 보이는 미국인 화가에 감동, 아낌없는 협력을 했다. 카발로 화가 또한 김대실 감독이 늦은 나이에 다큐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용기를 얻은 것도 남편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인연이 김감독이 슬픔의 자판을 꼭꼭 눌러 쓴 <단을 그리며>를 세상에 알리는 첫 행사를 다름아닌 팰리세이즈팍 도서관에서 하게 된 배경이었다.




카발로 화가는 주류 미국인으로서 위안부이슈를 소재로 작품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김대실 감독을 비롯한 한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진작부터 전쟁의 상처와 인권유린에 대한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위안부 이슈를 알게 된 것은 2차대전중 재미일본인의 인권유린 상징인 일본인수용소를 소재로 스케치하던 것이 계기였다.


“92년이었어요. 팰리세이즈팍에서 일본인수용소 그림을 그리는데 옆집에 사는 한국 여성이 ‘당신은 왜 일본인에 관해서만 이야기 하니? 우리야말로 일본인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당했는데…. 일본군위안부에 대해 들어봤냐?’고 하더군요. 2차대전중에 그러한 엄청난 성범죄가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하 photo by 김은주


카발로 씨는 “위안부문제는 오늘날 인신매매와 탈북여성들이 겪는 성폭력 등 다양한 현안으로 연결되는 문제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위안부 이슈는 역사의 기록으로 교육되야 한다”며 한국인들의 역사적 省察(성찰)을 당부했다


팰팍(뉴저지주)=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위안부초상화 5월 광주전시회 운송비용 애태워


위안부초상화 전시회로 한인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그는 5월 광주에서 위안부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첫 해외전시회인 셈이다. 문제는 작품들을 광주까지 운송해야 하는 것인데 개인비용으로 마련해야하는 것이 적잖은 부담이다.




위안부초상화 전시회를 돕기위해 東奔西走(동분서주)하는 김은주 한미교육회장은 “카발로 씨의 한국전시회에 우리 한인사회는 물론, 본국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이런 전시회는 광주만이 아니라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는게 바람직한데 재정문제가 여의치 않다”고 아쉬워했다.

photo by 김은주


알려진대로 카발로 씨는 2009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남긴 그의 한마디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2009년에 나눔에 집 초청으로 한국에 갔습니다. 그곳에 계신 할머니들과 대화도 많이 했고 할머니들과 함께 수요시위에도 동참했어요. 나눔의 집엔 일본인 학생들도 많이 와 있었지만 막상 한국인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시위 할 때도 스님과 신부님 등 종교인들이 있었지만 보통의 시민들은 거의 동참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나눔에 집에 있는 할머님들이 다 돌아가시면 누가 이 일을 계속 하겠습니까. 한국 정부가 말로는 일본한테 ‘사과하라’ 하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위안부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떨어지고 무관심으로 변해가는것 같아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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