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다큐로 잘 알려진 김대실 감독을 비롯한 한인사회 인사들과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위안부 기림비를 參拜(참배)하는 등 ‘위안부 이슈’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9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도서관 앞의 위안부 기림비에는 오전부터 특별한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국제적인 명성의 다큐멘터리 제작자 김대실 감독을 비롯, 김은주 한미교육회 회장, 백영현 1492 그린클럽회장, 팰팍도서관 코디네이터 스티브 카발로 화가 등 위안부 이슈에 누구보다 앞장선 4인이었다.
photo by Jennifer Kim
이어 뉴욕을 방문중인 한국 국회 외교통상위 소속 의원 일부가 기림비를 방문했다. 김충환(외교통상위원장, 새누리당), 장병완(민주당), 이명수 의원(자유선진당) 등이 獻花(헌화)를 했다.
김대실 감독은 1999년 위안부 피해자들은 물론, 일본군 모병관의 증언과 고백을 통해 참상을 고발한 ‘침묵의 소리(Silence Broken)’로 큰 反響(반향)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2000년 미 전국방송인 PBS를 통해 방영된 것을 비롯, 조지타운대 오하이오대 등 미국내 많은 대학에서 소개됐다. 특히 위안부결의안 채택과 관련, 2006년 미의회 건물에서 상영되면서 하원을 통과하는데 견인차 역할도 맡았다.

▲ 김은주 회장(왼쪽)과 김대실 감독 photo by Jennifer Kim
김은주 회장도 위안부 이슈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는 매일반이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피해할머니와 나치 홀로코스트 피해자 할머니들의 역사적인 만남 때 일본여성으로 위안부문제에 분노한 아이코 미야다케 박사(38)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재미 일본인들과의 紐帶(유대)에 힘썼다.
백영현 회장(사진)은 한인사회의 성금으로 어렵게 건립된 기림비 주변이 관심부족으로 황폐해진 것을 안타깝게 여겨 수천달러의 사재를 털어 말끔하게 꾸며놓았다. ‘클리프가든 플로리스트’라는 화원을 운영하는 그는 직접 전기톱을 들고 기림비를 가리는 나무를 베고 미스김라일락과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한 향나무를 심어 화제를 모았다.

photo by Jennifer Kim
카발로 화가(사진)는 10여년전부터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고 수백점의 위안부 초상화를 그려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미 주류사회에 위안부 이슈를 알리는데 앞장서는 그는 위안부 기림비 동판을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일본총영사관이 팰리세이즈팍 시정부에 기림비 철거를 요구하고 일본의원들까지 찾아와 위안부가 창녀라는 망언을 늘어놓는 등 일련의 작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실 감독과 백영현 회장 등은 “일본의 망언과 망동은 문명국으로선 차마 할 수 없는 짓거리”라며 “더욱 분하고 가슴아픈 것은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주 회장은 “일본은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저렇게 뻔뻔스런 말을 하고 다니는데 왜 우리는 피해자인데도 정부와 정치인들이 할 말도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따지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10일에는 뉴욕한인회장을 비롯, 한인단체장들이 위안부 기림비 앞에 모여 일본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인사회의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한인사회, 한국 정치인들 형식적인 기림비 방문 거부감
현재 뉴욕을 방문중인 국회의원들은 정의화 국회의장 직무대행을 비롯, 김충환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주호영, 정진섭, 이진복, 장병완, 장재완, 이명수 의원 등 7명이다.
그러나 이날 기림비를 찾은 의원은 장병완(사진 왼쪽부터), 김충환, 이명수 의원 등 3명에 불과했다. 단장격인 정의환 의원은 전날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일본의 위안부기림비 철거요구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한국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기림비 방문에 대해서는 국회의장대행의 입장이기 때문에 방문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림비를 찾은 의원 3명은 팰리세이즈팍의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제이슨 김 부시장, 이종철 시의원 등을 만나 기림비 건립과 일본의 철거요구를 거절한데 대한 감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들 의원의 방문에 대해 한인사회는 곱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영현 그린클럽 회장은 “망언을 퍼붓는 일본의 정치인보다 한국의 정치인이 더 보기 싫다. 위안부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무슨 사건만 터지면 와서 생색내고 기념사진이나 찍고 가는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하느냐”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