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전문케이블방송 ESPN이 ‘황색돌풍’ 제레미 린(24 뉴욕 닉스)에 대한 인종비하(人種卑下)의 표현을 했다가 사과하는 소동을 벌였다고 뉴욕일간 데일리뉴스가 18일 보도했다.
ESPN은 17일 뉴욕 닉스가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발목을 잡혀 연승행진이 7게임에서 멈춘 직후 웹사이트에 올린 기사에 “Ch-k in the armor”라는 제목을 달았다. 문제는 ‘Ch-k’라는 단어였다.
중국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Chink’를 이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제목은 미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30분경 달렸다가 35분 후인 3시5분에 삭제됐다. 그러나 이같은 제목의 기사가 웹은 물론, 모바일 폰을 통해 트위터 메시지로 전송된 이후여서 엎질러진 물이 되버렸다.
ESPN은 성명을 통해 “어제 밤 웹사이트에 제레미 린을 지칭하는 공격적 표현이 달린 기사가 나갔다가 35분후 삭제됐다. 편집상의 실수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유의하며 이번 일에 대한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구팬들은 ESPN같은 스포츠전문 메이저 방송이 이같은 실수를 한다는게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다. 특히 중국계 등 아시안들은 격앙(激昻)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칭크는 흑인들에게 니그로라고 하는 것만큼 모욕적이며 결코 사용해서는 안되는 단어다. ESPN이 이런 표현을 했다는건 충격이며 전체 아시안을 무시한 행위”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스포츠 웹사이트들에 따르면 ESPN의 이같은 실수(?)는 처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닉스가 지난 15일 새크라멘토 킹스를 물리칠 때 ESPN의 스포츠 캐스터는 월트 프레이저에 제레미 린의 플레이에 어떤 약점이 있는지 질문하면서 같은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ESPN 대변인은 당시 중계방송 앵커의 실언에 대해 뉴스시간에 사과했지만 이번 건은 트위터상의 문제였기 때문에 별도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ESPN 안에서도 비판 제기
같은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ESPN 내부에서도 비판(批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SPN스포츠센터 앵커인 마이클 킴은 트위터에 “정말 화가 난다. 전날 밤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더니 어이없는 제목이 떠있더라. 너무 실망스럽다”고 올렸다.
ESPN사이트의 편집장인 로브 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부적절하고 부정확한 표현에 대해 무조건 사과한다는 것밖에 할 말이 없다”고 납작 엎드리는 자세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