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마을 전체가 집 한채값인 70만 달러(약 7억8천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고 있다. 소수계전문통신사 뉴아메리카미디어(NAM)는 28일 필리핀의 한 종교단체가 사우스다코다 주의 한 마을을 70만 달러에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마을은 페닝턴카운티의 시닉(Scenic) 타운. 래피드 시티에서 약 50마일 떨어진 이곳은 12에이커 면적의 아담한 사이즈지만 댄스홀과 식당 겸 주점도 있으며 두 개의 가게와 우체국, 간이기차역에 유치장까지 있다. 그런데 어떻게 뉴욕의 주택 한채 가격밖에 하지 않을까.
이유는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 ‘유령의 마을’이 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사우스다코다의 낮은 땅값과 부동산 침체가 한몫을 했다.
이 마을 전체를 賣物(매물)로 내놓은 주인공은 미국의 전설적인 여성 로데오스타인 트윌라 메릴. 이곳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애착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암 투병으로 더 이상 관리할 수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녀의 딸 리 앤 키스터는 “우리 가족들은 엄마를 돌보는게 최우선의 일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이라고 시닉 타운 매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 마을이 매물로 처음 나온 것은 지난해 여름. 부동산회사 콜드웰뱅커 리스팅에 등장하자 CNN은 즉각 화제의 뉴스로 이를 전하기도 했다. 당초 매도희망가격은 79만9천달러. 형편없는 가격이었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가격이 하락했고 마침내 70만 달러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현재 이곳엔 9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로그 혼’이라는 이름의 낡은 식당겸 주점은 이곳을 지나는 여행객들에 의해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콜드웰뱅커의 한 중개인은 “새로운 구매자가 마을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현재 문을 닫은 주유소도 정상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마을을 통째로 구입한 필리핀의 종교단체가 이 마을에 대한 활용방안을 일체 비밀로 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종교단체는 종말론을 믿는 비카톨릭계인 INC 교회이다. 대부분이 카톨릭을 믿는 필리핀에서 INC 교회의 신자수는 2.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체국의 유일한 직원인 캐시 잡겐 씨(50)는 “마을이 팔렸다는데 누가 이곳에 오는지 정보가 전혀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美에서 가장 작은 마을 ‘부포드’ 90만불에 팔리기도
시닉 타운도 호황기가 있었다. 인근 배드랜즈 휴양지에서 파인릿지를 오가는 휴양객들이 쉬었다가는 곳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마을 전체가 헐값에 팔린 사례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작은 타운으로 알려진 와이오밍의 부포드(Buford) 가 베트남의 투자자가 90만 달러에 팔린 적이 있다. 우체국 을 겸한 유일한 주택이 있는 마을로 우편번호는 82052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의 헨리 리버(henry River) 라는 타운은 총 면적 72에이커로 비교적 큰 편이지만 140만 달러에 팔렸다. 버려진 방앗간이 있는 이곳은 최근 개봉된 영화 ‘헝거 게임즈’에서 ‘12구역’의 촬영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