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살인및 사기혐의로 인터폴에서 수배(手配)된 김모 씨(57)가 뉴욕에서 체포된지 3개월만에 송환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뉴욕 롱 아일랜드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다 죽은 물고기를 물에 버리다가 티켓이 발부되는 과정에서 인터폴 수배 사실이 드러났다.
뉴욕총영사관은 6일 “미 국토안보부에 김씨가 한국에서 흉악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난 인물로 미국에서도 위험한 인물이므로 즉시 추방(追放)해 달라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해 동의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김씨의 한국 송환을 위해 호송요원 2명을 배정한 것은 물론, 뉴욕총영사관 경찰주재관(박기호 총경)의 동행도 요청했다.
미국 수사관계자는 뉴욕 JFK공항에서 한국 국적기에 김씨를 태우고 인천공항까지 간 뒤 공항에서 수배관서인 경찰청에 신병을 직접 인계할 예정이다. 단순 불법체류자 추방시 호송관이 한국 국적기에 탑승시키고 항공기 문을 닫을 때까지만 호송하는 관례에 비춰 이례적인 것이다.
더욱이 미 정부는 김씨의 편도항공료는 물론, 국토안보부 수사관 2명의 왕복항공료까지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총영사관은 김씨에 대한 추방이 결정되기까지 미 당국이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에서 체포된 한국 범죄인은 미국에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경우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바로 추방되지는 않기때문이다. 추방재판이란 것을 받게 되는 것이다.
김모씨는 변호사를 선임한 가운데 ‘미국에서 선량하게 살았으므로 미국에 체류하겠다’고 주장하며 추방재판을 신청했다. 이때 미국법정은 한국에서의 범죄사실보다 실제 미국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가를 기준으로 추방결정을 내린다.
뉴욕총영사관은 “김씨가 변호사의 힘으로 추방재판을 올 1월로 연기하는 등 미국에 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우리의 강력한 추방요청을 미 정부가 신속하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뉴욕에는 지금도 한국에서 죄를 짓고 나와 살고 있는 인터폴 수배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총영사관 경찰주재관 박기호 총경은 최근 수개월에 걸쳐 20억원 사기수배자 등 수명의 소재를 확인하고 국토안보부와 뉴욕 뉴저지 경찰, 검찰의 협조를 얻어 최근에 검거하여 조사중에 있고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추방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기호 총경은 “지난해 뉴욕총영사관 관내 추방자는 22명에 이르고 있다”면서 “뉴욕총영사관과 국토안보부등 미 수사기관들이 어느때보다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한국서 도피한 범죄자들이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김씨 죽은 고기 바다에 버리다 체포
살인과 사기혐의로 기소 중지돼 인터폴에 수배됐던 김씨는 지난해 10월 9일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 그린포트의 클라크비치에서 낚시를 하다 ‘잡은 물고기는 버려선 안 된다’는 뉴욕주의 낚시규정을 어기고 죽은 고기를 계속 바다에 버리다 경찰에 적발됐다.
벌금만 부과되는 경범죄 위반으로 적발된 김모씨는 경찰을 피해 숲으로 달아났고,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헬기와 수색견까지 동원, 추적한 끝에 김씨를 검거(檢擧)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불법체류자인 것은 물론 인터폴 적색수배자임(인터폴 수배 중 최고단계)이 밝혀졌고 미국 국토안보부에서는 뉴욕총영사관에 한국인 체포사실을 알려 왔다. 영사관계에 의한 비엔나협약에 의거해 타국인을 검거하게 되면 해당국가의 영사관에 통보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1995년 5월 경북 칠곡 신용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여직원 박모씨와 공모해 부정대출을 받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상급기관에 비위사실을 알려 해고되자 앙심을 품고 박씨를 살해한 뒤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와 불법 체류한 혐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