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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붕괴, 세계가 대비해야’ 마이어스 교수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06-01 (화) 05:18:14



‘북한 길어야 10년 간다.’ ‘미국은 최악의 핵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이 붕괴한 북한을 점유하는 것은 미국이 걱정해야 할 가장 작은 것에 불과하다.’


월스트릿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주말섹션 3면 전체를 털어 북한의 붕괴가능성에 세계가 대비해야 한다는 북한전문가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붕괴한 북한에 대한 주도권을 잡는 것보다 최악의 핵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이어스 교수는 ‘위기의 북한(North Korea on the edge)’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정권이 붕괴될 경우 세계는 이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와 함께 북한의 호전적인 대외선전의 배경을 분석했다.


저널은 “김정일의 손톱이 신장병으로 희미해지는 등 날이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지만 대외선전전은 그어느 때보다 강력해지고 있다”며 “북한에게 무기는 낙관적인 것을 우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UN의 제재는 북한의 수출입을 제약하고 지난해 연말 단행한 화폐개혁은 기왕의 형편없는 인플레를 더욱 악화시켰다. 북한의 공장 중 절반이상이 놀고 있으며 식량부족은 더욱 악화돼 평양같은 대도시에서도 아사자가 나올만큼 심각한 상태이다.


"한국의 초계함 '천안호'가 26일 북한과의 해상 경계선 부근에서 침몰한 사건은 아직 북한의 개입 여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남북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이 북한의 현 상황을 붕괴 초기단계로 분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영광(glory)의 섬광 속으로 나아가길 결정한다면, 그리고 이들이 전 인민의 가미카제화라는 구호를 현실화시킨다면 엄청난 수의 사상자 속에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많은 미군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묵시록의 부분적인 형태만으로도 전 지역의 안정을 깰 수 있으며 전문가들의 예상이 틀릴 수도 있지만 북한 정권은 김정은이 무사히 후계자가 된다해도 10년을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에 경제적 문제는 단지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 북한 인민들은 90년대의 대기근에도 정권을 쉼없이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이는 2012년 강성대국의 포스터가 나온 것이 1990년대 극심한 기아 와중이었다는 것은 북한의 실제 위기가 경제보다는 이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때 북한을 둘러쌌던 정보차단의 경계선은 형편없이 약해졌다. 북한 북부의 사회안전원들은 중국산 휴대전화를 단속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산악과 숲에서도 들리는 수신장치를 통해 탈북자와 멀리는 미국에서도 정보를 얻고 있다. 비무장 지대에서 가까운 민간인들은 남한의 TV를 볼 수 있고 심지어 평양에서도 BBC와 미국의 소리같은 방송을 접하고 직장에서 은밀하게 인터넷에 접속하기도 한다.


북한 주민들은 90년대 이후 자신들이 남한 사람보다 훨씬 못살고 그러한 차이는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희생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또한 ‘양키 식민지’ 하에서 살고 있는 남쪽의 동포들이 김정일 치하에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친미후보가 대통령에 됨으로써 해방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왜 희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답할 수 없는 북한 정권은 절망감 속에서 가장 무모한 선전선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강성대국 캠페인’이야말로 김일성 전 주석 탄생 100주년인 2012년까지 경제생활이 바뀔 것이라고 전체 주민들을 설득하는 구호이다. 북한의 관영언론은 2010년을 근본적인 전환의 해로 묘사하며 2012년 번영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TV뉴스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미소지으며 방금 배달된듯한 컴퓨터와 함께 있고 주부들은 새 아파트를 장만해준 경애하는 지도자에게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 언론은 2011년을 ‘틀림없이’ 더 위대한 승리의 해가 될 것이라고 떠들어댄다. 2011년은 김일성이 태어난 2012년을 1년으로 환산한 북한의 주체 역년에 따라 100주년이 되는 대단히 중요한 해라고 저널은 소개했다.


북한의 선전 포스터에는 군인과 노동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있지만 탈북자들에 따르면 주민들은 먹을 것을 위해 농가와 공장에서 도둑질을 서슴지 않는 군인들에 대한 공공연한 분노와 심각한 비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알려주고 있다.


동독과 달리 과거 북한은 전체 민중들을 가둬놓을만큼 높은 장벽과 부패하지 않은 경비병, 첨단감시 카메라가 없었다. 화폐 개혁으로 인한 소요사태가 과장되긴 했지만 통화교환을 늘리기 위해 화폐개혁을 하는 시대착오적인 결정은 어느 정도의 반발을 초래했음은 분명하다.


비록 중국의 천안문 사태와 같은 장면은 촉발되지 않았지만 중국으로 탈출하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북한이 직면한 국내의 위기는 아니다. ‘경애하는 지도자’는 이제 만 68세로 노쇠해져 아들에게 대를 물릴 준비를 하고 있다.


1994년 그가 정권을 승계하는 과정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당시 북한 언론은 김정일만이 대를 이을 유일한 선택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댔다. 김정은에 대해서도 같은 선전을 하지만 그 과정은 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승계작업은 2012년 까지 마무리될 것이다.


어떻게 북한은 이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그들은 외부세계에 대한 긴장 조성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다. 김정은의 영도력을 돋보이게 하려면 그 자신의 군사적 승리가 인식되야 한다. (김정일이 94년 영웅의 이미지로 안착한 것은 핵문제를 촉발시켜 지미 카터를 북한에 들어오게 한 것이다.)


지난해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함으로써 긴장을 극대화시켰다. 아마도 이런 시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북한이 남한이 4반세기전 이미 달성한 성공의 길을 스스로 찾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붕괴를 대비하는 것이 훨씬 진지한 희망이 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게 권력 승계를 인정하지 않고는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으로선 독일식 통일조차 내켜하지 않는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탈북자 캠프를 만들어 놓고 통일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도록 원할 것이다.


2007년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와 미국평화연구소의 보고서는 “만일 국제사회가 북한의 급속한 붕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중국이 북한의 안정회복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가능성은 한국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 경우 북한이 전쟁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많지만 이는 파시스트 일본에 지적인 뿌리를 두고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편집광적인 북한의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90년대 동구권 몰락 이후 북한에서 이념적 색깔이 더 분명하게 나타났고,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삭제한 대신 선군 사회주의를 강화해 왔다면서, '지도자를 옹위하기 위해 인간 폭탄이 돼야 한다'는 가미카제 용어의 사용이 더 광범위해졌다는 것이다.


북한의 국영언론은 동구권 지도자들이 총 한번 쏘지 못하고 몰락한 것을 자주 비웃고 “조선이 없이는 세계는 없다”고 맹세하고 있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이 향후 10년 이내에 폭력적이고 재앙적인 방식으로 몰락할 경우에 대비해 모든 나라들은 준비해야 한다"면서, 만일 북한이 어떤 식으로건 붕괴한다면 중국은 이를 연장하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은 중국 정부가 김정일 이후 북한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에 대해 초조해 할 것이 아니라, 최악의 핵 시나리오에 대비한 계획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을 점령하는 것은 미국의 걱정거리 중 가장 작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뉴욕=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꼬리뉴스>


북한체제의 중추 이념은 주체사상이 아닌 편집증적인 민족주의라고 주장하는 북한학자 브라이언 마이어스 (Brian Myers)교수는 지난 1월 ‘가장 순수한 민족’(The Cleanest Race)이라는 저서를 출간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책에서 북한이 결코 핵무기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바라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지난 2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한 마이어스 교수의 주요 요지.



“거의 모든 세계 국가가 대체로 북한의 이데올로기를 강경 공산주의라든가 스탈린주의의 마지막 보루 등으로 말하고 있지만 북한은 작년 봄 개정헌법에서 공산주의란 용어를 모두 제거했다. 북한 정권은 이제 자국 체제를 공식적으로 ‘선군주의’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선군주의는 바로 1930년대와 40년대의 일본제국과 나치 독일의 군국주의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일본제국이 1920년대와 30년대 조선을 식민지통치할 때 일본인과 조선인은 순수한 ‘야마토’민족의 후예라고, 즉 ‘내선일체’를 주장했다. 그런데 1945년 해방이후 북한에서 일본인들이 모두 쫓겨난 뒤 북한은 1930년대 자신들에게 주입됐던 일본제국의 모든 상징과 은유와 용어를 자기들 것으로 만들었다. 그 한 예로 히로히토 천황은 자신을 ‘대원수’로 지칭했습니다. 1945년이후 북한에서도 김일성을 ‘대원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또 히로히토 천황은 사진에 항상 일본 민족의 순수성을 상징한다는 백마를 탄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김일성 역시 흰말 타고 찍은 사진이 있다. 북한의 문화와 프로파간다는 냉전시대의 미국의 적대적 공산국가들보다는 20세기의 우익국가들 (나치 독일, 일본 등)과 더 닮았다.”


“북한이 핵을 동결하거나 포기하라는 것 자체가 북한정권에 대해 정치적으로 자살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은 전면 전쟁이나 전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은 6자회담 협상을 긴장 조절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긴장이 너무 고조돼 전쟁으로 치닫는 것은 막으면서 협상과정을 통해 시간을 벌고 핵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북한은 1994년 핵 협상이 시작된 당시보다 훨씬 만만치않은 핵 적대국이 돼버렸다.”



“김정일 정권의 주민 통제가 어려워 질수록 군사적 혹은 핵 위협적인 행태를 보일 위험이 커진다.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북한의 사회불안 조짐이 보일때 우리는 더더욱 유의해야 한다.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긴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대북 압력을 넣도록 압박해서는 안된다. 여러나라 특히 워싱턴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미국보다 크기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토록 설득하는 게 미국이 하는 것 보다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게 내 주장이다. 아까도 지적했지만 북한이 핵무장을 해제하거나 핵 동결을 하는 것은 김정일에게는 정치적 자살과 다름없다. 어느 누구도 (중국을 포함해) 한 정권에 대해 정치적인 자살을 하라고 회유할 수는 없다. 우리가 중국과 북핵 문제로 협상을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을 설득하라고 압박해서는 안된다. 그 대신 우리는 북한이 붕괴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된 다는 점을 설득해 북한의 붕괴를 그냥 놔두라고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차단하도록 설득해야한다. 북한은 중국의 지원 없이는 머지않아 붕괴한다.”


“중국으로선 북한이 현상태를 유지 존속하길 바라는 이유가 많이 있다. 하지만 중국과 협상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있다. 중국인들은 이성적인 면이 있고 중국 정부 역시 이성적인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나는 중국에 대해 북한의 붕괴를 막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북한에 대해 정치적인 자살을 하라고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것으로 본다.”


“일부 서방세계 전문가들은 조선민족이 수백년동안 군주제 사회에서 살아온 만큼 다른 나라 사람들 보다는 권력 세습에 대해 수용적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김정일 체제 세습 준비에 15년 걸렸다. 아직도 북한정권은 김정일은 김일성 주석이 직접 뽑은 북한을 이끌 후계자였다고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김정일이 집권한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렇게 김정일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선전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권력 세습에 저항을 느끼는 인민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1, 2년 전만해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스물 대여섯살의 청년이 또 다시 세습 통치할 거라는 데 대해 인민들의 저항은 김정일때 보다 더 클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선전선동기관들은 김정은을 세습 통치자로 부각시키는데 엄청난 노력을 해댈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김정일 정권이 이런 알려지지 않은 청년을 합법적이고 자격있는 새 통치자, 선군주의 총사령관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핵이든 군사적이든 뭔가 김정은의 치적으로 돌릴 수 있는 일을 꾸며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북한과 외부세계 간의 긴장이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계속해서 외부세계를 위협해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공담을 만들어 이를 김정은의 공으로 돌릴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1993년과 1994년 핵협상에서 북한 선전기관들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핵위협에 항복해 평양을 방문했다’고 선동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난 뒤 그 공로는 김정일에게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앞으로 핵협상에서 이로운 합의를 이끌어 낸 다음에는 그 성과를 김정은에게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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