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말 캐나다를 방문한 대통령전용기(대한항공) 항적이 노출된데 이어 지난해 9월 이명박 대통령의 UN 순방때 대통령 전용기(아시아나)의 송수신도 인터넷에 실시간 노출(露出)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0일부터 9월 26일까지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피츠버그를 방문했다.
이때 이 대통령은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잉기를 임차해 전용기로 사용했으며 등록기호, 즉 편명은 HL7428이었다.
ACARS 교신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 9월 20일부터 9월 26일까지 아시아나항공에서 임차한 대통령전용기의 ACARS 송수신이 모두 5번이나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9월 20일 일본 오사카에 설치된 ACARS 추적프로그램에서 08시 19분과 오전 08시 20분 신호가 감지됐다.
또한 9월 24일 21시 25분 웨스턴 뉴욕에 설치된 추적프로그램에서 신호가 감지됐다. 특히 이때는 전용기의 운항구간이 나타난다. 뉴욕의 존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피츠버그 국제공항으로 나와 있다.
이어 9월 26일 01시 46분 웨스턴 뉴욕에 설치된 추적프로그램에서 신호가 감지됐으며 역시 운항구간도 포착됐다. 이때는 피츠버그 국제공항에서 성남 공항으로 운항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 이로부터 약 12시간 뒤인 9월 26일 13시 54분 일본 오사카에 설치된 추적프로그램에 신호가 잡혔다. 운항구간도 역시 피츠버그 국제공항에서 성남 공항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26일 포착, 실시간 공개됐던 2건의 신호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첫 번째 신호는 01시 46분, 두번째 신호는 13시 54분으로 정확히 12시간 8분의 시차를 두고 있다.
여객기가 보통 뉴욕에서 서울까지 운항할 때 소요시간은 13시간 정도이며 바람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운항시간이 단축되거나 길어질 수 있다
01시 46분 신호가 출발당시 교신이라면, 13시 54분은 도착할 즈음의 교신(交信)이라는 정황 포착이 가능하다.
뉴욕=안치용특파원 cyahn@newsroh.com
<꼬리뉴스>
대통령 행적을 인터넷에 공개한 셈?
이번 대통령 전용기 운항 정보(運航 情報)가 실시간으로 드러난 것은 많은 문제점을 시사하고 있다. 극비리에 유지되야 할 대통령의 실시간 움직임이 사실상 공개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전용기의 항적(航跡)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욱 크다.
대통령 전용기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호실과 항공사측이 경호에 만전을 기하겠지만 조금만 더 세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