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대학농구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 남성이 뛰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NCAA 디비전의 조지 워싱턴 대학여자농구팀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이 사상 처음으로 뛰게 됐다고 보도했다. 주인공은 이번 시즌 2학년이 된 카이 앨럼즈(21).
그는 사실 성전환 수술을 했거나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다. 만일 그랬다면 여자팀에서 뛰는 것이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에도 이 팀에서 활약한 카이는 올시즌 남자라는 사실을 공언했는데도 여자팀에서 뛸 수 있다. 대체 무슨 연유일까.
그는 신체적으로 완벽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남성으로 여기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남성으로 생각했음에도 외형상 여자였기에 여자농구팀에서 활약했고 조지 워싱턴대학 농구부에 장학금을 받고 스카우트 됐다.
그러나 남성이라는 생각을 숨기고 여자선수로 활약하는 것은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고교시절 레스비언이라는 사실을 고백한 그는 지난 시즌 감독과 동료들에게 자신의 고민과 정체성을 털어놨고 학교측은 이를 존중해 받아들이기로 했다.
동료들은 카이를 그녀(she)가 아니라 그(he)라고 부은다. 마이크 보즈만 감독도 “조지 워싱턴 대학은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본래 이름이었던 여성 이미지의 케이(Kay)를 카이(Kye)로 고쳐 등록했다.
전국레스비안권리센터의 헬렌 캐롤 스포츠담당이사는 이번 결정을 적극지지하면서 앨럼즈처럼 또 대학리그의 다른 선수들도 커밍아웃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도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꼬리뉴스>
NCAA, “성전환 치료를 안받아서 뛰는데 문제없다”
앨럼즈는 신입생이었던 지난 시즌 28게임에서 20게임을 스타팅멤버로 뛰었을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커밍아웃하는 과정에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그로 인해 더 이상 선수로 뛰지 못한다면 장학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대학스포츠를 총괄하는 NCAA의 에릭 크리스티안슨 대변인은 논란을 의식한듯 “선수 성별에 대한 판단은 운전면허증처럼 학생 ID에 나온 것에 따르고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에 따르면 앨럼즈는 일체의 성전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여자팀에서 뛰어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앨럼즈는 앞으로 성전환 수술 등 치료를 받을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팀에서 뛰는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