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지(韓紙(한지)) 패션이 뉴욕을 홀렸다. 한지패션쇼가 2일 뉴욕 맨해튼의 UN한국대표부 1층 리셉션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패션쇼는 한지개발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UN대표부, 뉴욕총영사관, 뉴욕문화원등 8개 기관이 후원하는 뉴욕 한지문화제의 하이라이트 행사로 마련됐다.
주최측인 김영목 뉴욕총영사와 신동익 UN대표부차석대사, 이우성 뉴욕한국문화원장, 이창복 한지개발원 이사장과 각국 외교사절, 뉴욕의 패션문화관계자들이 초청된 가운데 열린 한지패션쇼는 한국의 전통한지를 주재료로 한 현대적 감각의 의상들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초청인사는 100여명이었지만 뉴욕에선 처음 열리는 한지패션쇼 관람을 희망하는 이들이 몰려200명 가까이 입장하는 등 입추의 여지없이 큰 성황을 이뤘다.
한지의상들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2세디자이너그룹 ‘D2’와 김기호-모모코 하시가미 부부디자이너의 작품들로 16명의 모델들이 1, 2부로 나누어 소개했다. 모델들은 미스코리아 출신 이슬기씨를 비롯, 두명의 한국인모델과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모델들이 절제된 워킹으로 한지패션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1부에서는 아이보리 색상의 롱드레스와 원피스, 투피스들이 주를 이뤘고 2부에서는 조형물이 함께 하는 더욱 현대적이고 창의력이 발휘된 작품이 잇따라 등장, 관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그라나다의 총영사관의 데시마 윌리엄스 대사는 “한국의 전통소재가 모던한 패션에 접목되었다는 것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정말 획기적인 패션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외국인 관객들은 패션쇼가 끝난 후 리셉션장에 들어선 모델들의 의상을 직접 만져보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리셉션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의 하나인 한지를 패션쇼를 통해 소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어떤 옷감의 재료보다 질기고 내구성이 뛰어난 한지를 이용해 정말 멋진 의상들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유연 총감독이 기획한 이날 패션쇼에서 소개된 의상들은 한지를 주 재료로 실크, 면 등 천연소재를 가미한 것으로 한지의 독특한 질감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기호-모모코 하시가미 부부디자이너는 베틀을 연상시키는 액자형태의 의상을 들고 워킹하는 독특한 작품을 첫 머리로 내세운가운데 모델들이 착용한 구두에까지 한지 장식을 다는 섬세함을 보였다.
이우성 한국문화원장은 “한국의 패션과 전통문화를 결합한 콘텐츠로 글로벌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였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현지화할 수 있는 문화사업으로 발전시키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한지, 실용성과 표현의 다양성 우수
종이는 서기 105년 채륜에 의해 발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의 종이뜨기 기법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더욱 우수하고 독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지는 얇은 종이에 더 강하게 해주는 다방향성 입자를 만들어내는 외발뜨기 기법을 사용로서 여러겹이 만들어진다. 이와같이 완성된 종이를 두드려서 섬유소를 더욱 세밀하게 만든다. 매끄럽게 된 표면은 잉크의 번짐을 감소시키는데 닥나무껍질에 여러 요소를 가미하면 실용적인 다양한 용도의 종이로 거듭난다는 것.
현재 국내에서 가동중인 한지제조공장은 26개로 예술가와 서예가, 보존연구가, 사찰, 일반인들의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이번 한지문화제는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예술가들이 한지가 지닌 다양한 변형가능성과 독특한 물성을 인지함으로써 한지문화의 세계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뉴욕 루빈미술관의 개막식으로 시작된 한지문화제는 이번 패션쇼외에도 뉴욕한인회관에서 전통공예전이, 한지현대미술전과 한지조형전이 맨해튼 첼시의 전시장 3곳에서5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