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터널 앞 대형 빌보드 광고판이 종교 전쟁(?)으로 비화(飛火)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전국 무신론자 단체의 ‘성탄절은 허구의 신화’ 광고가 논란을 일으키자 뉴욕 카톨릭 연맹이 30일 “성탄절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할러데이”라는 내용의 반박 광고판을 올렸다.
카톨릭 연맹은, 링컨 터널 앞 다이어 에비뉴와 31가 사이 지점에 “당신은 (성탄절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올 할러데이 시즌에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시다”라는 내용의 대형 광고판을 올렸다.
카톨릭 연맹의 빌 도노휴 회장은 “무신론자 단체의 광고를 본 한 80세의 뉴요커가 반박 광고 비용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광고를 게재하게 됐다”며 “비용은 1만8500 달러”라고 덧붙였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뉴저지서 맛본 불쾌감이 뉴욕에선 행복감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광고엔 광고로 맞불을 지르는게 제격인 모양이다.
이번 광고판은 가로 26 피트, 세로 24 피트의 사각형 형태로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이미지로 제작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 광고판의 위치다. 지난번 무신론자 단체에서 제작한 광고는 허드슨 강 건너편인 뉴저지에서 진입하는 입구에 있었던 반면 이 광고판은 맨해튼 출구로 나오는 31스트릿 다이어 애버뉴에 설치됐다.
광고판이 설치될 공간이 없는 탓이겠지만 도너휴 회장은 “운전자들이 뉴저지 입구로 들어서면서 느낀 불쾌감이 뉴욕으로 나오면서 기쁨과 만족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박 광고판에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선 굳이 반박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어쨌든 당분간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은 예기치 않은 성탄절 광고전쟁을 감상(感想)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