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방자전을 만난다.
다음달 1일 뉴욕 맨해튼 트라이베카 시네마에서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The Servant, 2010)’이 상영된다.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이 ‘2012 한국영화의 밤(Korean Movie Night)’ 세 번째 행사로 기획한 ‘에픽 로맨스(Epic Romance)' 시리즈의 마수걸이 작품이다. 에픽 로맨스는 한국영화의 두드러진 경향인 '로맨스'와 한국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사극'의 만남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소개하게 된다.
김주혁, 류승범, 조여정이 주연한 ‘방자전’은 우리나라 고전 로맨스의 진수인 춘향전을 테마로 하고 있다. 기생의 딸 춘향과 양반집 자제 몽룡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변학도의 수청 강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낸 춘향의 貞節(정절), 그리고 암행어사 출두라는 정의 구현의 미덕을 그려내며 기존 줄거리의 과감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사극으로서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기존의 사극 멜로에서 출세에 눈이 먼 몽룡, 신분상승을 원하는 춘향, 그리고 몽룡의 몸종 방자의 적개심에서 시작해 누구보다도 가장 순수하게 품는 춘향과의 사랑, 이 세 명의 얽히고 설킨 은밀한 사랑을 그려내며 전혀 새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그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사랑 앞에 한없이 약한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준 김주역(방자 역)을 대담한 매력남으로,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 류승범(몽룡 역)은 출세를 위해서라면 사랑도 이용하는 야비한 인물로 그려냄으로써 계급 사회에 대한 풍자를 표현했다.
또한 순수한 매력의 조여정(춘향 역)은 절개의 미덕이 아닌 사랑과 신분 상승의 저울질에 몸을 던지는 춘향을 때로는 청순하게 때로는 요염하게 그리며 과감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재치 넘치는 대사와 맛깔스러운 조연들을 배치해 한층 짙어진 諧謔(해학)까지 가미한 <방자전>은 탄탄하고 신선한 드라마 라인으로 관객들을 감성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은밀해진 색과 짙어진 농으로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화를 이루어내며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자전’은 축령산, 외방천, 밀양 호박소, 안동 군자마을, 경주 양동마을, 합천 가야산 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의 로케이션을 통해 한국 풍광의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그대로 담아냈다. 특히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문화재인 경주 양동마을에서 이루어진 영화의 엔딩 장면은 탐스럽게 핀 매화와 마을의 풍경이 어우러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방자전’은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미술상과 ’제47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의상상 등 수상했다. 주연배우 류승범은 ‘사생결단(2006)’으로 제4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영화 ‘부당거래(2010)’로 제15회 판타지아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김주혁은 TV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으로 제42회 백상예술대상 TV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김대우 감독은 ‘음란서생(2006)’으로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신인감독상,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에픽 로맨스 5월 상영작은 '왕의 남자'
‘2012 한국영화의 밤’의 세 번째 시리즈 ‘에픽 로맨스(Epic Romance)'의 다음 상영 영화로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강성연 주연,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King and the Clown, 2005)>을 오는 5월 15일(화) 저녁 7시에 상영할 계획이다.
‘2012 한국영화의 밤’ 전체 프로그램 관람료는 무료이며 영어 자막 서비스가 제공된다. 영화 상영 장소는 트라이베카 시네마 극장(54 Varick St., NYC / ☎ 212-941-2001)이며, 관람은 선착순이다. 기타 문의는 한국문화원(☎ 212-759-9550, ext.#207)으로 하면 된다.
■ 영화 <방자전 (The Servant)> 줄거리
은밀한 色, 농익은 해학, 과감한 상상 <방자전> / 방자, 춘향을 품다
몽룡을 따라간 청풍각에서 기생의 딸 춘향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몸종 방자. 도련님 또한 그녀를 눈여겨본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으려 하지만, 자신을 하대하는 몽룡의 태도에 적개심으로 춘향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춘향 역시 방자의 남자다움과 자상함에 흔들리고, 마침내 방자는 춘향을 품게 된다.
하지만, 신분 상승의 꿈을 접을 수 없는 춘향은 몽룡이 과거 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떠나기 전 정인 서약을 맺고, 방자는 이를 알면서도 춘향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장원 급제한 몽룡이 돌아와 춘향에게 더 큰 출세를 위해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게 되는데…
춘향을 원했던 또 한 명의 남자 방자, 그러나…
출세를 위해서라면 사랑도 전략이었던 몽룡, 그래서…
사랑과 신분, 모두를 가지려 했던 춘향,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