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大魚)를 낚아라!”
한국의 프로스포츠로는 유일하게 해외에서 선수드래프트를 하는 농구팀들이 라스베가스에서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24일 데저트 오아시스 하이스쿨 체육관. 200cm 내외의 거한들이 좁은 코트를 오가며 격렬하면서도 스피디한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에는 보통의 농구경기처럼 양팀 벤치와 진행석이 자리했지만 맞은편엔 10개의 작은 데스크가 위치했다.
올시즌 용병(외국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하는 각팀 코칭스태프들이었다.
프로농구에서 용병은 사실상 팀의 명운(命運)을 좌우한다. 한국농구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선수자원에서 선발된 미국선수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우승이 왔다갔다하기 때문이다.
97년 원년리그 출범이후 17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농구는 지난해 자유계약을 통한 1명 선발에서 드래프트를 통한 2명선발, 1명출장으로 규정이 변경됐다. 24일과 25일 이틀간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90명의 외국선수들은 모두 10개팀으로 나뉘어 각 4게임을 치르고 26일 팜스호텔에서 드래프트를 갖게 된다.
선수들의 수준은 NBA 하부리그인 CBA와 NCAA(미대학농구) 상위권으로 대부분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리그에서 활약한 경험들이 있다. 참가자중 25명은 한국프로농구(KBL)에서 한번이상 뛴 적이 있어 프로팀 관계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첫날 트라이아웃은 오전 9시부터 진행됐고 4쿼터 3심제, 공격제한시간 24초룰을 적용했다. 심판진에는 한명의 KBL 심판이 속해 있었고 팀마다 프로구단들이 대동한 가드포지션의 국내선수들이 한명씩 포함됐다. 미국선수들이 대부분 빅맨들이기 때문에 볼을 공급할 보조요원인 셈이다.
10개 구단 코칭스태프는 데스크에 각종 자료들을 놓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공개심사’를 당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긴장될 수밖에 없다. 멋진 앨리웁 덩크나 3점포를 터뜨린 선수들은 의기양양한 반면, 턴오버를 하거나 손쉬운 골밑슛을 놓친 선수들은 혹시라도 저평가될새라 만회하기 위해 부심했다.
한 코칭스태프는 “KBL 유경험자 중 검증이 된 선수들은 이번에도 드래프트 될게 확실하다”면서 “이런 트라이아웃과 한국 무대에서 뛰는 것이 사실 다르기 때문에 기존선수와의 호흡, 팀컬러에 어울리는 선수들을 어떻게 판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선발의 어려움을 말했다.
라스베가스=노정훈특파원 jungroh8909@gmail.com
<꼬리뉴스>
응원하는 선수 가족들도 눈길
이날 체육관엔 선수들이 동반한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NBA는 물론, 유럽무대에도 진출하기 어려운 선수들에겐 월 2만5천달러의 샐러리가 최장 8개월간 보장되는 한국리그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한국은 숙소와 차량지원, 각종 부식비용 등을 선수와 직계가족들에게도 제공하고 있고 이런저런 보너스가 많기때문에 가외수입이 1~2만 달러가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소문이 많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KBL 최준길 경기운영팀장은 “드래프트를 할 때는 가족들도 많이 와서 가슴 졸이며 지명되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