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부장관이 지난해 7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북한이 붕괴(崩壞)할 경우 한국이 통일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일정기간 자치정부를 허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사실이 위키릭스가 폭로한 한국관련 전문에서 드러났다
위키릭스 전문 25만여건 전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노르웨이신문 Aftenposten이 공개한 한국관련 미 국무부 비밀전문에 따르면 2009년 7월 20일 김성환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커트 캠벨 미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이같은 견해를 전했으며 7월 24일 캐슬린 스티븐스대사가 면담 내용을 정리, 미 국무부에 보고했다
스티븐스대사는 SECRET SEOUL 001169 전문에서 이날 김성환 수석과 캠벨 부차관보의 대화를 ▲요약 ▲김정일이후 ▲중국과 북핵 ▲대일관계 등으로 나눠서 정리했다
이 전문에 따르면 김성환 장관은 김정일 사후에도 북한정권은 일정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전면붕괴된다면 북한은 한국의 영토라며 한국에 통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붕괴할 경우 자치제를 인정하고 북한주민들의 이주를 통제할 수 있는 임시정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학자들의 견해를 전함으로써 북한 붕괴시 한국의 통제를 받는 임시정부(臨時政府)를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이와 관련, 한국헌법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의 영토임을 강조하고 통일이 유일한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전면붕괴하지 않고 김정일체제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일정기간동안 체제가 지속될 것이며 북한에서 한번도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권력층이 뜻을 모아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한다면 체제지속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장관은 중국에는 한국전당시 북한을 지지했던 인물들이 권력핵심에 남아있으며 그들은 혈맹이라고 할 정도로 북한과 돈독한 관계지만 중국의 젊은 관료들은 북한의 현 체제를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의 짐을 덜 수 있는 미북 직접대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또 중국이 북한에게 더이상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분명한 의사를 전달했으며 NLL이나 DMZ에서의 도발(挑發)도 중지하라고 요청, 지난 5주간 이 지역에서 도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평계리 일대의 동굴에서 핵시설을 제거하지 않았다고 밝혀 북한 핵시설 주변을 정밀 감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캠벨 차관보가 북한 외무부관리들외의 북한관리들과 접촉채널이 있는지 묻자 김 장관은 별도 채널이 없고 기존 대화채널도 개성공단문제로 교착상태이며 북한은 오로지 돈문제만 이야기하며 한국이 돈을 줄 준비가 됐을 때 알려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2월 주한미대사관 발 전문을 보면 김수석은 지난해 가을부터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이 있었다고 밝혀 이 전문대로 캠벨부차관보의 별도채널문의가 정상회담 추진의 단초(端初)가 됐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 장관은 북한이 홍수로 인해 심각한 식량난이 우려돼 인도주의적 원조가 필요하며 한국정부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는 식량원조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김장관은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독도문제같은 역사적 이슈가 아젠다를 꼬이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안치용블로거 cyahn@newsroh.com
<꼬리뉴스>
“김정은 후계자 옹립안되면 섭정 가능성” 김 장관 1년전 예측
'북한이 붕괴되면 자치제를 인정하고 임시정부를 허용할 수도 있다.’
적어도 김성환 장관 관련의 말만 놓고 보면 북한의 붕괴와 한반도 통일이 눈앞에 다가온듯한 느낌이다.
김 장관은 김정일 후계체제와 관련, 김정일이 건강악화에도 불구하고 5월이후 지속적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북한내 체제변화를 우려한 경고이며 한국정보기관은 김정일이 후계화 작업을 늦추려는 시도를 발견,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권력층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받아들이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정나이가 될 때까지 특정인을 지명, 섭정(攝政)할 가능성이 항상 열려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