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때도 열렸는데..”
전통의 뉴욕마라톤이 논란 끝에 결국 취소됐다. 2012뉴욕마라톤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대회 취소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뉴요커 사이에 “허리케인이 9.11테러리스트보다 세다”며 자조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마라톤중 하나인 뉴욕시티마라톤은 지난 1970년 창설이후 매년 개최됐고 9.11테러 참사가 발생한 2001년에도 강행됐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미 동북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후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취소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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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회 강행을 천명했던 블룸버그 시장이 뜻을 굽히게 된 것은 9.11테러에 비해 허리케인의 여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수천명의 희생자를 낳은 9.11테러가 뉴욕시에서만 41명이 숨진 허리케인 샌디의 인명피해를 산술적으로 압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9.11테러의 직접적인 피해가 맨해튼 남단에 집중된 반면, 허리케인은 뉴욕시의 5개 보로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또한 9.11테러때는 뉴욕마라톤의 성공적인 개최가 시민들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는 축제분위기의 마라톤 개최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뉴욕마라톤이 뉴욕시에 적지 않은 수입을 올려주고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욕마라톤의 출발지점인 베라자노 브리지는 이번 허리케인에 최대 인명이 희생된 스태튼아일랜드를 통과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많은 자원봉사자와 경찰인력, 물품 지원 등이 필요한 마라톤이 복구작업에 방해가 되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맨해튼 59가의 퀸즈보로 브리지를 출발하는 10km 단축마라톤 행사를 제안하고 있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회를 주관하는 로드러너스클럽의 조지 허시 이사장은 “정규 레이스는 못하더라도 무언가는 해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당장 대회에 필요한 발전기와 음료 구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뉴욕마라톤은 올해 세계 각국에서 온 수천명을 포함, 4만7500여명이 레이스를 벌일 예정이었다. 조직위는 이미 등록을 마친 선수들에 대해 내년 출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중 4만여명이 뉴욕에 도착. 등록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1970년 창설 뉴욕마라톤 세계4대마라톤
해마다 11월 첫주 일요일에 열리는 뉴욕마라톤은 1970년 ‘뉴욕로드러너스클럽(NRRC)’이 창설했다. 80년대 초반 조깅의 활성화에 힘입어 대회규모가 커지면서 90년대부터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제한할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보스턴대회와 런던대회, 네덜란드 로테르담대회 등과 함께 세계 4대 마라톤대회로 꼽힌다. 수만명의 참가선수 외에 자원봉사자 1만여 명이 대회준비와 진행 및 각종 부속행사에 참여한다.
코스는 뉴욕시 남쪽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출발하여 브루클린, 퀸즈, 브롱스, 맨해튼 등 5개 행정구를 통과, 센트럴 파크에 골인한다.
대규모의 참가자로 인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번호표별로 청색과 녹색은 남자 마스터스 중에서 최고기록 순위로, 적색은 여자 마스터스와 가족 참가자 등으로 구분해 1,000명 단위로 출발한다.
순위는 18∼19세부터 90세 이상까지 남녀 각각 11개 연령군으로 나누어 매긴다. 골인시간에 관계없이 참가자들의 완주에 의의를 두는 거대한 마라톤 축제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