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 협력관계는 수구적인 일본 지도층의 사고전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의 최대교역국이 아니며 4대 교역국으로 밀려난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김영목 뉴욕총영사가 최근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한일군사정보협정과 한미FTA문제 등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소신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영목 총영사는 13일 총영사관 1층에서 유엔재단 리더쉽프로그램(NYLAIP)과 시민참여센터(구 한인유권자센터)의 인턴 대학생 60여 명을 대상으로 국제경제 현황과 한국의 국제적 위상, 한일관계 발전 방향 등 3개 주제의 특별강연을 펼쳤다.
이날 김 총영사는 “원만한 한·일관계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 자리한 한국이 독자적 위치를 구축하고,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데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전제하고 “한·미동맹이 실효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일동맹을 통해 일본과의 협력도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확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사시 미군이 주일기지를 사용하는 등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 영토·해양경계 문제 등 오래된 현안들로 인해 관계발전에 어려움이 있으며 무엇보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지도층의 수구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한·일정보교류협정 문제와 관련, 이 협정에 국가의 장래와 전략에 관한 어떤 함의가 포함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시선을 모았다.
김 총영사는 “동북아 지역 안정과 바람직한 한일간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일본 지도층의 대승적인 사고 전환이 우선이지만 우리의 전반적인 사회적 가치의 전환도 수반되어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고, 해상수송로와 해양자원 개발 등 무역경쟁력을 제고하는 한국의 국가 전략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비약적으로 신장된 중국의 국력과 확대되는 해양 이익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함께 미·중, 일·중 관계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문제와 통일에 필수적인 주변국들의 협력 확보 방안에서 일본, 중국간 균형자 역할은 물론. 광폭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미국과는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FTA를 통해 윈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미국은 더 이상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아니다. 현재 한국의 주요 교역국은 중국, EU, 일본, 미국, 사우디 순으로 미국은 4대 교역국으로 밀려난 상황”이라면서 “한미 FTA는 양국의 경제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활용되고 있는 무역과 투자를 상호 증대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목 총영사는 “우리 국민들도 경제와 통일, 도덕적 가치, 주변국들과의 관계 등에 있어서 보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의 목표를 위해서는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대로 국제사회가 존경하는 ‘문화 민족으로서의’ 원숙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끝맺음했다.
이날 강연은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이 곁들여져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인턴학생들은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며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문제와 한미FTA, 중국과의 관계 등 관심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했고 김 총영사도 상세하게 보충설명을 곁들이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기초가 부족한 2세 학생들이라 세심하게 자료 준비를 했다”는 김 총영사는 “친미 반미를 떠나 한미FTA가 왜 중요한지, 북한 등 동북아문제와 한-미-일-중의 함수관계에 대해 젊은 2세들이 꼭 알았으면 할 내용들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한국 경제 안보 경쟁력 키워야”
강연 모두에서 김영목 총영사는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주요 선진국의 정치, 경제체제에 피로감이 누적되는 가운데, 각국의 재정위기(국가부채 문제), 유로존 금융 위기가 세계 경제 회복을 어렵게 하고, 사회적 문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선진국의 경제적 위축 현상(contraction)이 주요 개발도상국으로 전이(contraction contagion)되는 양상에서, 세계 경제 전체가 추가적인 통화공급(QE)을 통해 ‘대공황’을 막아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세계 경제를 발전시켜 왔던 ‘성장’과 ‘고용’의 신화가 깨어지고, ‘축소’와 ‘생존’, ‘양극화 심화’, ‘경쟁 심화’ 등으로 정의되는 상태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국가, 기업, 개인별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영사는 대한민국이 단시간 내 GDP 규모 세계 15위, 무역규모 세계 10위, GDP 1.1조 달러, 무역액 1조 달러 규모의 경제로 성공적으로 성장했지만 무역의존도가 87%에 달하는 만큼 세계 경제상황이 경제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경제 번영과 안보, 북한에 대한 총체적 대응에 있어 주변국의 협력과 지원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