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기석씨(58)의 사고 사진을 커버면에 실어 큰 물의를 일으킨 뉴욕포스트가 이번엔 가해자주장을 나열하는 기사로 한인독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6일 ‘살인자:나는 피해자를 비난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나임 데이비스(30)가 한씨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데이비스는 ‘한씨가 나를 공격했다 술에 취한채 나를 잡고서 술에 취한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으며 한씨가 칼과 비슷한 것을 휘둘렀기 때문에 트랙쪽으로 밀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포스트는 데이비스가 체포되기 몇시간 전 가판대에서 자신이 죽음에 이르게 한 한씨의 기사를 읽기 위해 포스트 한부와 담배를 샀다는 내용까지 소개했다.
포스트는 경찰의 취재원을 인용, 데이비스가 “이봐 내가 포스트 신문 1면에 나왔어. 신문 한부 주겠어?”하고 말했다면서 그는 아주 침착하고 미친 것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데이비스는 이날 열린 맨해튼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며 보석은 허가되지 않았다.
제임스 린 검사는 법정에서 피고가 한씨를 떠민 후 전동차에 치이는 것까지 보고 도주했다면서 “피고는 피해자를 구하려는 일체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데이비스의 국선변호사인 스테픈 포카트는 한씨가 먼저 공격을 했다면서 “그는 취했고 화가 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포스트는 데이비스 경찰조사에서 한씨가 자신을 괴롭혔다면서, 싸움의 발단이 지하철에 한명씩 들어가는 회전문 앞에서 부딛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임 데이비스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출신으로 일곱 살 때 미국에 왔다. 그는 사건 직후 경찰을 피하기 위해 면도를 하고 헤어스타일까지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에 펜실베이니아에서 절도와 차량파손 등 열두건 이상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기록이 있다. 2002년엔 주차된 경찰 차량에서 델 노트북 3대를 훔쳐 전자상에 판 혐의로 기소돼 2년을 복역했다.
포스트는 데이비스의 한 지인이 그를 조용하고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며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임스퀘어에서 행상을 하는 체이크 디아카테(54)는 “데이비스가 우리 애들을 공원에서 데려가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아주 친절하게 해주었다”면서 “그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 화를 내는걸 한번도 못봤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의 기사에 대해 낸시라는 네티즌은 “범죄를 정당화해선 안된다. 한씨가 설사 먼저 시비를 걸었다해도 그를 밀어서 추락시키고 전동차에 치이는 것까지 봤다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변명은 집어치워라”고 일침을 가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한인독자 NY포스트 보도행태 분노
한인들은 뉴욕포스트의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퀸즈의 서영진씨는 “유족들의 가슴을 무너지게 한 비윤리적인 사진에 대해 사과를 하는 대신 가해자 주장만 싣다니 정말 어이없다”고 비판했다.
사건 직후 공개된 지하철역 CC-TV에 가해자가 한 씨에게 일방적으로 소리치고 위협하는게 촬영됐는데 왜 그런 얘기는 한줄도 없냐는 것이다. 나이가 환갑에 가깝고 체구도 작은 한씨가 난폭하고 건장한 흑인청년에게 먼저 시비를 걸고 흉기로 위협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게 중론이다.
뉴저지 팰팍의 김석현씨는 “고인이 평소 다른 사람을 많이 돕고 희생정신이 많은 분이라고 들었다. 다른 매체는 목격자가 행패를 부리는 가해자를 만류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했는데 뉴욕 포스트의 기사는 피해자가 먼저 잘못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면서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한인사회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