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안보리가 북한로켓 발사이후 42일만에 결의안(決議案)을 채택함으로써 북한의 3차 핵실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안보리는 22일 북한에 대한 제재(制裁)를 강화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2006년 1718호와 2009년 1874호 결의안을 위반한 북한의 로켓발사를 규탄하고 제재를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2일 로켓 발사를 주도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등 기관 6곳과 백창호 위성통제센터 소장 등 개인 4명이 대북 제제 리스트에 추가됐고 북한이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할 경우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수잔 라이스 UN대사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제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결의안은 북한이 또다시 국제사회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값비싼 댓가를 치를 것임을 명료하게 보여주었다”고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UN이 지난 2006년과 2009년 제재 조치를 취했을때 북한이 핵실험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의안으로 3차 핵실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UN안보리 결의안이 나온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N의 대북제재 결의안의 역사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북한의 핵실험 및 로켓기술의 발전과 궤(軌)를 같이 한다. 첫 번째 결의안은 1993년 3월 북한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을때 그해 5월 탈퇴선언 재고를 촉구한 것(825호)이다. 실질적인 제재가 없었던 이 결의안은 결과적으로 북한이 탈퇴를 미루고 10년간 미사일과 핵프로그램을 개발할 시간을 벌게 했다.
북한은 2006년 7월5일 두 번째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열흘 뒤 결의안(1695호)이 채택되자 10월9일 1차 핵실험으로 응답했다. 2009년 4월5일엔 장거리 로켓 발사시험으로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의장성명을 채택하자 다음달 25일 보란듯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안보리는 또다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강력한 대북제재조치를 담은 결의안(1874호)을 채택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고 ‘트리거’ 조항이 포함된 만장일치의 의장성명도 무색하게 12월 기어코 로켓발사를 성공시킨 것이다.
지난 20년간 UN안보리는 북한과 ‘제재와 보복’이라는 핑퐁게임을 했지만 장거리로켓과 핵실험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꺾는데 실패했다. 가장 큰 원인은 거부권(拒否權)을 가진 중국의 존재 때문이다. 강력한 대북제재가 한반도의 안정을 해친다며 반대하는 중국이 있는한 안보리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셈이다.
UN의 한 관계자는 “안보리가 제재조치를 취할 때마다 북한은 추가 실험과 개발의 명분을 쌓았다”면서 “핵무기와 장거리로켓을 위해선 충분히 감수할만한 댓가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제재 실효성 별로 없을듯
이 결의안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완전하고 확인할 수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라’는 종전의 요구 사항을 반복(反復)했다. 중국도 4년 만에 북한 정권에 제재를 가하는 결의안 채택에 동참했다.
중국이 이번 결의안에 동참한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비핵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수잔 라이스 유엔 대사는 “결의안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책임이 있는 북한의 우주사업기구를 포함해 북한의 기업과 은행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에선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주도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와 동방은행, 조선금룡무역회사, 토성기술무역회사, 조선연하기계합영회사, 홍콩의 리더 인터내셔널 등 6개 기업이 제재 대상 리스트에 새로 올랐다.
백창호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위성통제센터 소장과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 단천상업은행 관리인 라경수와 김광일 등 개인 4명도 대상이다.
이에 따라 제재를 받는 북한의 기관은 조선원자력총국을 포함한 기존 11개에서 17개, 개인은 이제선 원자력총국장 등 5명에서 9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實效性)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들 기관이나 회사가 서방 세계와 활발한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닐뿐더라 회사명이나 대표 책임자를 교체할 경우 제재의 대상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