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서 가장 오래된 한국사찰 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 혜문스님의 해외로 우리 문화재 환수(還收)운동에 관한 강연회가 열렸다.
‘약탈문화재 환수전문가’로 잘 알려진 혜문스님은 이날 정기법회를 마치고 법문시간을 통해 해외에 무단 반출된 우리 문화재 현황과 이를 찾기 위한 노력들을 미리 준비한 슬라이드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혜문스님은 도쿄대가 소장한 조선왕조실록을 2006년 반환(返還)토록 한 데 이어, 2011년엔 일본 왕궁에 은닉된 조선왕실의궤를 환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역시 일본에 있던 북관대첩비를 북한에 반환토록 함으로써 문화재 환수를 위한 남북공조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고종의 투구와 갑옷, 명성황후의 표범가죽 카펫을 찾아냈고, 이순신 장군의 칼 ‘쌍룡검’도 찾아나서는 등 해외로 불법 반출된 우리의 문화재의 환수와 민족역사의식 제고(提高)에 신명(身命)을 다하고 있다.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경복궁의 터를 고의로 훼손한 것을 입증하고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의 오류, 현충사의 일본산 금송 문제, 청와대 정문의 일본식 잔재(殘滓)를 지적하며 이의 시정을 요구했다.

또한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무사의 칼 ‘히젠토(肥前刀)’의 행방을 찾아내 폐기를 요구했고 일본신사를 방불케하는 경복궁 지하철 역사 석등, 덕수궁 석등을 비롯한 잘못된 기념물을 철거토록 하는데에도 앞장선 주인공이 바로 혜문스님이다.

이날 모인 150여명의 불자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하여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해외문화재 환수를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인 혜문스님의 행적(行蹟)에 큰 감동을 하고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혜문스님은 “일본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교대와 일본에서 가장 힘이 센 왕궁을 상대로 우리 문화재를 찾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했지만 영혼(靈魂)이 담긴 계란(鷄卵)은 바위도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남들은 기적이라 하지만 그것은 바로 부처님의 법력이요, 해외의 불자들이 환수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뉴욕원각사(샐리스베리밀즈)=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원각사주지 지광스님과 함께 한 혜문스님
<꼬리뉴스>
슈베르트 ‘숭어’도 ‘송어’로 정정 기여
혜문스님은 이날 문화재 환수외에도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를 숭어로 잘못 표기된 것을 지적해 교과서 수정(修正)을 이끌어낸 얘기와 대한민국 국회 앞마당에 한국의 대통령을 제쳐두고 미국 부통령과 대통령이 기념식수 1, 2호를 심은 웃지못할 사연도 들려주었다.
지난 15일 뉴욕에 온 혜문스님은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부처님진신사리 환수와 LA미술관에 있는 문정황후 어보 등 불법반출된 불교계의 보물과 문화재들을 찾는 협의를 진행중이다.

혜문스님은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오는 24일 오후 7시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파인플라자에서 ‘빼앗긴 문화재를 말하다’ 특별강연회를 펼친다. 이날 강연회에선 문화재 환수운동에 관한 많은 비화(秘話)들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