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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욱일전범기 MoMA 전시 논란

글쓴이 : 민지영 날짜 : 2013-01-31 (목) 11:27:58


 




 

이른바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로 알려진 일본제국주의 전범의 상징물이 예술작품이라는 미명아래 뉴욕 한복판에서 버젓이 전시되는가 하면 브로드웨이 공연과 뉴욕식당가를 홍보하는 사이트에서도 노골적인 욱일기 이미지를 내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전시회는 지난해 11월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 6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도쿄 1955-1970’전이다. 유니클로와 재팬파운데이션이 후원하는 이 전시회는 19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후반까지 전후 일본이 문화와 예술 상업의 국제중심지로 변모하는 시대상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photo by kimchi kim

주최측은 일본의 뉴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오카모도 타로와 나카무라 히로시 등 화가들과 모리야마 다이도(사진) 요쿠 다다노리(그래픽 디자인) 이소자키 아라다(조각) 등의 작품을 모은 기획전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전시회의 컨셉이 욱일기에 맞춰지고 홍보포스터 또한 욱일기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MoMA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도쿄 1955-1970’전의 링크 이미지를 클릭하면 부챗살 모양의 욱일기 이미지에 핏물이 흐르는 섬찟한 작품이 대문짝만하게 나온다.


 




 

일본의 팝아티스트로 알려진 요코 타다노리의 ‘신주쿠 도둑일기’라는 작품이다. 타다노리는 현대 그래픽 스타일을 적용한 작품을 만들었는데 대부분의 작품에 욱일기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스타일과 일본 팝아트의 국제적 심볼을 구축한 장본인(張本人)이다.


 

그의 전시 작품들엔 한결같이 욱일기 이미지가 들어있다. 유학생 서영은 씨는 “작품 모두가 욱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욱일기 특집전’ 처럼 보인다. 예술작품을 보러갔다가 모욕을 당한 느낌”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누드크로키작가 김치김씨는 “일본제국주의 군대가 태평양전쟁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상징물을 그리면서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물론, 예술가의 영감과 창의성을 존중한다해도 상황을 바꿔서 나치상징인 ‘하켄크로이츠(卐)’가 독일작가의 작품에 질펀하게 녹아있다면 과연 MoMA가 전시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비단 전시회에 들어가지 않아도 욱일기 이미지는 행인과 지나가는 차량들에게 노출(露出)되고 있다. MoMA측이 건물밖에 내건 홍보배너 역시 욱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photo by kimchi kim


 

요즘 MoMA엔 뭉크의 ‘절규’ 특별전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예정으로 열리고 있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욱일전범기의 이미지 또한 덩달아 큰 홍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문제는 일본이 독일과 달리 욱일기의 이미지를 문화예술상품으로 포장해 왔고 한국과 중국 등 피해당사국에서 안일한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미국인들은 욱일기가 나치 전범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동급(同級)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지난해 뉴욕에서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를 출범시킨 백영현 대표는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이 욱일기 이미지로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은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과 인류를 우롱한 엄청난 망동(妄動)이다. 욱일전범기를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한 위안부 문제등 과거 역사를 반성하는 일본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시 관광홍보사이트 욱일기이미지 도배


 

욱일기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미국인들의 생활 곳곳에 침투했다는 사실이다. 브로드웨이 공연 할인티켓과 뉴욕식당정보를 제공하는 뉴욕시의 관광홍보사이트(www.nycgo.com) 는 어이없게도 관련 행사 배너 모두를 욱일기 이미지로 도배(塗褙)하고 있다.


 

 


 

물론 행사와 욱일전범기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그저 ‘욱일(Rising Sun)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을뿐이다. 사이트외에도 뉴욕의 거리와 전철적 버스승강장 등 주요 길목에 이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뉴욕이 욱일전범기 이미지로 덮이고 있는 것이다.


 

 

photo by kimchi kim


 

김치김 작가는 “MoMA 전시회도 그렇고 뉴욕시 홍보사이트 또한 뉴욕시 행정과 관련해서 상업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욱일기 이미지가 날이 갈수록 범람(汎濫)하는 문화침투를 우리 한인사회가 앞장서서 막아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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