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장애우들이 이렇게 솜씨가 좋은지 미처 몰랐어요.”
열심히 만두를 빚던 김성아씨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26일 뉴아라봉(뉴욕의 아름다운 라면봉사) 새해 첫 라면카페가 열린 플러싱의 뉴욕밀알선교단. 장애우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정성껏 만두(饅頭)를 빚고 있었다.

이날 메뉴는 팔도(주)에서 후원한 진국설렁탕면이었다. 새해 첫 모임인데다 설날도 다가오는만큼 떡국떡과 사태고기 등 푸짐한 부가재료가 준비됐다. 당초 계획하지 않았던 손만두까지 빚게 된 것은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장애인사역부에서 만두재료를 제공한 덕분이었다.


▲만두속을 준비하는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장애인사역부 이정미집사
2011년 7월 뉴아라봉을 창설한 김성아씨는 밀알선교단의 정창모집사와 의기투합, 장애우들의 라면카페라는 차별화된 봉사모임을 이끌어왔다. 장애우들도 훈련만 하면 최소한의 사회생활이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 이들이 매달 여는 라면카페는 한인사회의 훈훈한 화제거리였다.

밀알선교단의 장애우들은 대부분 중증의 신체장애이거나 발달장애를 갖고 있어 간단한 라면조리도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 1년 6개월간 팔도가 후원하는 라면류와 비빔면 짜장면 등 모든 종류의 면을 조리하고 예닐곱가지의 부가재료를 가미해서 서빙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이젠 각자의 역할을 척척 해내고 있다.


라면조리와 함께 김치겉절이와 깍두기를 담그고, 양념단무지를 무치는 등 간단한 반찬도 문제없이 만든다. 더욱이 이같은 일품 라면들을 행사때 찾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5달러에 판매하면서 모아진 수익금을 형편이 어려운 다른 장애우들을 위해 기부하는 뜻깊은 일도 하고 있다.


▲만두속 재료들. 오른쪽 사진은 장애우의 Art 작품
그간 히스패닉 홈리스들을 위한 출장봉사를 두차례나 펼쳐 화제를 모았고 구랍(舊臘) 29일 열린 2012년 마지막 라면카페는 장애우들이 펼치는 성극 ‘백번째 프로포즈’로 큰 감동을 주었다.
이날 장애우들에게 만두빚기를 주문하면서도 내심 걱정했다는 김성아씨는 “어쩌면 그렇게 집중해서 만두를 잘 빚는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순영씨와 김성아 뉴아라봉대표 김경화 권사
특히 장상준씨와 유명희씨, 김순영씨의 만두가 수준급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공교롭게 지난번 성극의 주연배우들이어서 “역시 주연급이 달라도 다르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이날 라면카페를 방문한 문화예술봉사단체인 EnoB의 강태욱 대표는 “바로 삶아서 따끈하고, 장애우가 직접 만들어 더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라면카페엔 단골봉사자인 송정훈 전뉴욕한인보험협회장과 뉴아라봉의 특급주방장 임일찬씨가 가세했고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장애인사역부의 김경화권사를 비롯, 이정미, 황순희, 송섭, 임수영 집사 등이 함께 자리했다. 귀염둥이 조엘과 엘리스 남매도 고사리손으로 과일을 까는 등 봉사에 힘을 보탰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라면카페 ‘바디워십’ 찬양으로 성료

만두빚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는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바디워십(Body worship)이 즉석에서 펼쳐졌다. 지난번 성극 공연에 고무된 한 장애우가 “성극을 또 안하냐?”고 질문을 하자 뉴욕장로교회 러브미션 장애우사역팀 봉사자들이 이들과 함께 ‘예수 나의 치료자’ 라는 찬양하는 시간을 가진 것.

▲뉴아라봉표 만두 완성이요~
뉴욕밀알선교단의 김자송 단장은 “민규는 원래 바디워십할 때마다 안한다고 빼곤 했는데, 오늘 가장 잘 하는 모습을 보게 돼 깜짝 놀랐다. 태형이는 휘파람을 다 불더라”며 흐뭇해했다.

김성아 씨는 “장애우들이 원한다면 앞으로 라면카페를 마친후 바디워십을 함께 해 볼 생각”이라며 “EnoB가 올 여름 밀알캠프에서 장애우들의 성극 공연 연주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더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