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황식 국무총리가 바쁜 일정가운데 3일 할렘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멕시코 엔레케페냐 니에터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마치고 전날 뉴욕에 도착한 김황식 총리는 이날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을 초청한 오찬간담회를 마치고 그라운드 제로에 들러 9.11테러 희생자들을 추모(追慕)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런 가운데 133가 할렘에 위치한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을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국학생은 한명도 없는 이 학교가 한국어를 졸업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고 한국식 교육의 장점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개교한 신생학교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할렘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놀라운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데모크라시 프렙스쿨은 지난해 1월엔 뉴욕타임스가 상세히 조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이 미국에서 유일하게 스페인어가 아닌 한국어를 졸업 필수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는 학교”라면서 “한국어는 음성언어이기 때문에 배우기 쉽고 한국어를 배우면 대학 진학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다”는 세스 앤드류 교장의 한국어 예찬론을 소개했다.
흑인계 학생 80%와 히스패닉계 20%의 비율로 한국 학생은 단 한명도 없는 학교에서 남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한국어를 선택도 아닌 필수과목으로 밀어붙인 세스 앤드류 교장의 교육실험은 미국 교육계에서도 주목의 대상이다.
또한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뜨거운 교육열을 기반으로 한 한국식 교육도 강조한다는 점에서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은 요즘 전통적인 덕목(德目)을 상실해가는 한국의 교육계에도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사진=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 홈페이지>
김황식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한국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고등학생을 가르친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방문하고 싶었다. 앤드류 교장이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로 지내면서 배운 한국의 교육가치와 덕목들을 바탕으로 드림(DREAM)이라는 교육목표를 만들었는데 요즘 한국에서도 참고할 내용”이라고 격려했다
드림은 훈육(Discipline) 존경(Respect) 열정(Enthusiasm) 책임(Accountability) 성숙(Maturity)의 다섯가지 이념을 조합한 단어이다. ‘열심히 공부하자. 대학에 가서 세상을 바꾸자!(Work Hard. Go to College. Change the World!)’ 라는 이 학교의 교훈 또한 지극히 한국적이다.
세스 앤드류 교장은 뉴욕의 명문고 브롱스 사이언스를 졸업하고 브라운대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엘리트 교육인이다. 대표적인 교육낙후지역인 할렘가에 들어온 그는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의 성공으로 이같은 차터 스쿨을 17개나 더 문을 열겠다는 청사진을 펼쳐가고 있다.

<사진=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 홈페이지>
트레이드 마크인 노란색 모자를 눌러 쓴 세스 앤드류 교장은 교실 벽에 붙어 있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김황식 총리와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곧바로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그는 “한국의 국무총리가 우리 학교의 모토인 ‘열심히 하자. 대학에 가서 세상을 바꾸자!’라는 우리 학교의 모토를 다시 한번 주지시켰다”는 멘션도 달았다.

한편 이날 데모크라시 프렙 스쿨엔 이 지역 출신으로 연방하원의원직을 무려 22선이나 한 찰스 앵글 의원이 같이 자리했다.
랭글 의원은 “내 지역구에 대한민국 총리가 오신다고 해서 바쁜 일정을 제쳐두고 달려왔다”면서 “이 학교는 내가 태어난 집에서 두 블럭 떨어져 있고 지금 집에서도 한블럭 옆이다”라고 친근감을 표했다.
한국전 참전용사이기도 한 랭글 의원은 “6.25때 참전해 중공군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던 대한민국이 지금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모범국가가 되어서 할렘가의 우리 학생들의 교육 모델이 되고 이 학교를 지원해주어 정말 고맙다”고 사의를 표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김황식 총리 뉴욕서 동포간담회

김황식 국무총리가 3일 뉴욕에서 동포간담회(同胞懇談會)를 가졌다.

엔레케페냐 니에터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마치고 귀로에 뉴욕에 들른 김황식 총리는 이날 뉴욕총영사관에서 동포사회의 주요 인사 및 차세대 리더들과 오찬(午餐)을 함께 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손세주 뉴욕총영사와 한창연 뉴욕한인회장과 김기철 민주평통뉴욕협의회회장, 김영덕 한국어정규과목추진회장, 이용찬 대뉴욕지구광복회장, 강병목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 등 주요 단체장들이 참석했고 지난달 뉴욕한인사회 최초의 선출직 정치인으로 당선된 김태석 뉴욕주하원의원 당선자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김황식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뉴욕한인사회가 하원의원을 첫 배출하는 등 조국의 명예를 드높여준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최근들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길이 달라지는 것도 한인사회가 물심양면으로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준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김 총리는 동포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전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한국관을 둘러봤고 오후엔 한국식 교육을 도입한 할렘의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의 한국어 수업을 참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총리는 4일 캐나다 오타와로 이동, 스티븐 하퍼 총리와 하원의장을 만나고 외교부장관 초청 오찬을 갖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