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벳의 자유와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뉴욕서 54년째 계속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10일 뉴욕에서는 약 3천여명의 티벳인들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8시간 넘게 펼쳐졌다. 이 시위는 중국의 티벳 점령에 항의하는 봉기(蜂起)가 시작된 1959년 이래로 무려 54년째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에게 국권을 잃고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진 티벳인들이 독립을 요구하는 분노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티벳내에서 분신자살(焚身自殺)로 중국의 탄압에 항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이날의 시위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자유티벳’ 시위는 브루클린에서 집결해 맨해튼의 주요 지역을 도는 장거리 행진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시위대는 오전 8시 브루클린을 시작으로 맨해튼 남단의 차이나 타운을 돌아 낮 12시 유엔본부 앞의 광장에 모여 규탄 집회로 이어졌다.

오후 4시 경 42가 허드슨 강변 옆에 위치한 중국총영사관 앞을 최종 목적지로 중국 정부의 ‘탄압과 기만’을 규탄하는 강도높은 시위를 벌였다. 뉴욕 뉴저지 일대에 거주하는 티벳트 인들은 마침 일요일이어서 청소년 등 자녀들을 앞세운 가족단위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두명의 자녀를 데리고 온 둡덴 치링 씨(45 브루클린 거주) 씨는 “오늘 행진은 중국에 항거하는 규탄대회의 성격과 자유독립을 갈망(渴望)하는 취지이지만 흩어져 사는 같은 민족이 한 장소에 모여 하나가 된 것에 더 큰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6개의 단체가 하나로 뭉쳐서 수천명의 시위자들에게 음료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 자원봉사를 하는 이들이 많아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행사를 진행한 운영진의 툽텐 라(Tobden La) 씨는 “티벳이 중국에 강점당한지 64년이 되었지만 정신은 살아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비록 나라를 잃은 망명자로 뿔뿔이 흩어져 살지만 티벳인들은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만큼 절대 중국에 영원히 복속(服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자비’가 실현되는 세상이 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장시간에 걸친 먼 거리의 행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마찰이나 잡음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미드타운 소속의 한 뉴욕경찰은 맨해튼에서 일어나는 각종 시위를 보았지만 티벳인들의 시위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촌평을 했다.


그는 “시위가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열리는 것도 특이하지만 질서를 지키는 모범적인 평화행진이었고 어디에서도 지저분한 쓰레기를 찾을 수 없었다”며 “이렇게 훌륭한 민족성을 가진 나라가 중국의 강점하에 있는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욕=김치김 누드크로키작가 kimchikimnyc@gmail.com

<꼬리뉴스>
2006년 개통 칭창철도이후 한족 유입가속화
중국은 티벳을 1950년에 침공해 1959년에 완전 장악했다. 한때 3700 개가 넘던 라마불교 사찰이 몇십개로 줄어들 만큼 종교적 탄압이 심했으며 베이징과 티벳 수도 라사까지 이어지는 칭창철도(青藏鐵路)가 개통된 이후 한족들이 대거 티벳으로 유입되면서 종족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2001년 6월 착공해 2006년 7월 개통한 칭창철도는 칭하이성의 거얼무에서 티벳의 성도인 라싸를 잇고 있다. 세계 철도사의 기적으로 불리는 칭창철도는 총연장 1142km에 이르고 해발 4천미터 이상 구간만 해도 80퍼센트가 넘는다. 철로 구간에 건설된 다리만 640여개나 된다.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해외에서 망명정부를 이끄는 가운데 티벳인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탄압과 인권유린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07명의 티벳 승려와 시민들이 분신자살을 감행해 국제사회에 티벳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