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오바마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열 살도 안된 아이들이 무려 20명이나 희생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가 해묵은 논쟁거리인 ‘총기규제’의 법제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오바마 대통령이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와 관련한 성명에서 ‘의미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단 한 줄의 문장이 총기규제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기규제론자의 대표적 인물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총기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은 비판의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의미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즉각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오바마의 성명같은) 진부한 레토릭은 늘 들어왔다. 백악관이든 의회든 이 문제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오늘로 그 문제를 끝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의 관리들은 오바마의 ‘의미있는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오바마의 ‘꼼꼼한 스타일’로 미루어 단순히 하는 소리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총기규제에 찬성하는 그룹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의회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과 많은 중도적 민주당원들은 이번 참사에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법제화의 목소리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직 총기규제를 얘기해야 할 때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의 진보인사들은 “진지하게 총기관련 법제화를 위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회내 대표적인 규제론자인 캐롤라인 맥카티 의원은 2004년 만료된 공격용무기 규제를 회복시키고 총기전문잡지와 전과가 있는 고객과 정신병력있는 고객의 구매를 규제하는 등의 광범위한 총기규제법제화를 추진해왔다.
남편이 1993년 롱아일랜드철도 총기사건으로 희생된 맥카티 의원은 “이젠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며 총기규제의 선봉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타임스는 이번 참사에서 애덤 란자가 글록 피스톨과 부쉬매스터 223 캘리버 라이플을 사용했으며 이것들은 올해 발생한 오레곤과 콜로라도의 총기난사사건에 사용된 무기와 비슷한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이 총들이 사격활동이나 자기방어차원에서 인기있는지만 대량 살상이 가능하고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잡지들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총기규제의 강화는 잘못된 움직임이라고 지적한다. FBI 출신으로 미시건 지역구의 마이크 로저스 의원은 “그런 의견은 최소의 공통분모에 해당되는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다뤄야할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기규제시민운동가인 크리스텐 랜드는 이번 참사는 희생자들이 대부분 어린이들이고 강력한 로비세력인 전미총기협회(NRA)가 이번 대선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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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오로라 총기난사사건이 벌어진 후에 총기규제법을 지지했지만 헌법에 명시된 총기소유의 권리에 대한 믿음은 옹호했다. 그는 당시 정신적으로 불안한 고객들의 총기구입을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에서 “이것은 논란거리가 아니라 상식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총기규제논쟁은 역대 대선에서 당락의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총기참사로 인해 전국적인 여론이 들끓어도 연방차원의 총기법제화가 전망이 불투명한게 사실이다.
일부 총기규제론자들은 오바마가 행정명령같은 조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는 AK소총과 같은 공격용 무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면허가 없거나 사설 판매자로부터 총기구입을 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신원조사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산한 겨울의 석양이 백악관을 비추던 14일 금요일 오후,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들고 있는 피켓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 우리는 당신의 행동을 위해 기도합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총기소지권리 미국 헌법에 명시
올해 미국에서 뉴타운 총기참사이전에도 콜로라도주의 극장과 위스콘신 시크교도 사원 난사 사건이 있었다.
잦은 총기사고에도 규제가 쉽지 않은 것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인 NRA가 반대하고 이를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선 현재대로 시행 또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강화해야 한다(43%)보다 많았다. 지난 7월 콜로라도주 극장 총기난사 사건 뒤 NYT가 실시한 조사에선 58%가 규제에 찬성했다. 그러나 다른 조사에선 규제가 무기 소지를 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람이 49%로 침해하지 않는다(43%)보다 많았다.
이처럼 규제 반대의견이 많은 것은 미국이 건국이래 총기 소유를 통해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헌법에 명시되는 등 적극적인 방어권리가 폭넓게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