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미주 네티즌을 상대로 올린 광고가 일본 전범기(戰犯旗)를 배경(背景)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농심의 미주법인 농심아메리카는 1일(미 동부시간) 현재 한 포탈사이트 메인 화면에 미주 전역을 상대로 한 경품행사 광고를 싣고 있다. 이 광고는 ‘신라면 블랙컵’을 이용한 재미있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많은 추천을 받는 순서로 매주 21명에게 갤럭시탭 등 경품을 증정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문제는 광고의 배경이 이른바 ‘욱일기(旭日旗)’라는 일본전범기의 햇살무늬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고는 회색의 햇살이 방사형(放射形)으로 펼쳐진 가운데 ‘농심경품증정’이라는 작은 빨간 글씨가 태양처럼 가운데에서 생성돼 점점 확대된다.

이어 농심 모델인 가수 싸이의 사진과 함께 다른 모델들 사진이 펼쳐지며 행사 응모방법과 경품 내용 등이 이어진다. 광고를 클릭하면 농심의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되며 역시 전범기의 햇살 무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약 30초 가량 진행되는 이 광고는 가장 ‘메인’에 위치한데다 슬라이드식이어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욱일전범기의 햇살무늬도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광고를 본 미주 동포들은 한결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뉴스로에 제보를 한 웨체스터의 한 독자는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한국 기업의 광고에 전범기 이미지가 올라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광고를 올릴 수가 있느냐?”고 황당해 했다.

햇살의 이미지가 회색(悔色)이지만 빨간 글씨가 가운데에서 돌출되며 햇살이 퍼지는 형태로 인해 영락없이 욱일전범기가 떠오르기때문이다. 공교롭게 햇살도 16개로 일본전범기의 햇살 숫자와 같다.
최근 전범기 햇살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 광고로 한인사회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뉴욕시홍보사이트도 회색을 비롯해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 바 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의 최윤희 공동회장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뉴욕시는 뭘 모르고 했다고 치더라도 한국 기업이, 그것도 세계적인 라면 기업이 이런 광고를 제작했다는게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최윤희 회장은 “일본이 최근들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왜곡하고 노골적인 혐한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정신무장은 커녕, 반대로 가고 있다. 냄비속에 들어간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줄도 모르고 좋아하다간 결국 큰 일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3일 열리는 정기 모임에서 이번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넣겠다고 밝혔다.
일본 전범기 컨셉의 광고는 농심이 처음은 아니다. 미주의 인터넷전화서비스업체인 아이토크비비는 지난달까지 웹사이트 광고를 욱일전범기 햇살무늬를 배경으로 활용했다, 이 사실을 제보(提報)했던 맨해튼의 김정건씨는 “인터넷으로 신문 기사를 읽다가 광고를 봤다. 어처구니 없게도 일본전범기 문제를 지적한 기사 옆에 그 광고가 떡하니 올라 있더라”고 말했다.

한인사회는 일본전범기에 대한 무지(無知)와 역사의식의 결핍(缺乏)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플러싱의 박경호 씨는 “어제 한국에서 어느 대학생들이 전범기를 배경으로 한 사진으로 큰 물의(物議)를 빚었지만 학교에서 역사교육을 제대로 안시키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다. 일본전범기 아래 무수히 죽어간 우리 조상들의 원혼을 생각해보라”고 한탄했다.
지난해 뉴욕에서 출범한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의 백영현 대표는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최근들어 일본은 욱일기 이미지를 교묘하게 변형한 디자인을 확산시키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MoMA의 전범기 전시회처럼 예술 디자인을 가장한 일본의 전범상징물의 문화침투를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kim@newsroh.com

<꼬리뉴스>
韓대학생 日전범기에 하일히틀러?
지난 1일 트위터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하단에 'DESIGN'(디자인학부)이라는 로고를 단 일본 전범기 배경의 합성(合成)사진이 게시됐다.

문제의 사진은 상지대학생들이 만든 것으로 8명의 학생들이 한 학생을 가운데에 두고 욱일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擧手敬禮)를 하고 있다. 학생들의 얼굴은 이미지로 가려져 있다. 이 사진은 상지대 학생 중 한 명이 본인의 카카오스토리에 등록한 후 인터넷을 통해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학생들의 경솔한 행동을 질타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최근 뉴스로의 보도로 알려진 영국 유학생의 일본 전범기 로고 도시락 회사의 사과를 받아낸 것을 소개하며 “어떻게 역사교육을 받으면 전범기를 디자인할 생각을 하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