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이슈가 범세계적인 이슈로 확산(擴散)된다.
뉴욕 롱아일랜드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센터(HMATC)가 위안부피해자문제를 유럽의 유대인위안부 문제와 연계해 전 세계에 이를 고발하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22일 밝혔다.
뉴욕 홀로코스트센터는 특히 이스라엘에 있는 세계 최대의 홀로코스트센터인 야드 바솀 뮤지엄(Yad Vashem Holocaust Museum)의 협조아래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뉴욕홀로코스트센터의 스티브 마코위츠(Steve Markowitz) 회장이 다음달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뉴욕 홀로코스트센터는 21일 일본군강제위안부 특별전시관을 뮤지엄안에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의 이철우 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특별전시관도 대단한 성과인데 세계 최대의 홀로코스트센터와 함께 위안부 이슈를 부각시키겠다는 엄청난 소식을 전해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철우 회장에 따르면 마코위츠 회장을 비롯한 홀로코스트센터 이사들이 한국의 위안부피해자 얘기를 듣고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유대인 위안부사건을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자는 영감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유대인위안부(Jewish sex slaves) 사건은 2차대전때 아우슈비츠 등 나치독일의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여성들이 조직적으로 독일군인들의 성노예로 착취된 것을 말한다. 이들은 홀로코스트의 비극에 묻혀 거의 조명받지 못했지만 유대인캠프에만 무려 500곳의 독일군위안소(매음굴)가 존재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위츠 회장은 “전후 홀로코스트 피해자나 생존자들은 그 실상이 완전히 드러났지만 성노예로 착취된 유대인 여성들은 전쟁이 끝나고도 수치심과 절망에 자포자기했거나,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되는 것을 극력 꺼렸다”고 말하고 “그러나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한 한국 여성들의 용기에 힘입어 우리도 이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대인위안부 문제는 그간 공식적으로 이슈화된적이 없으며 과거 나치군인을 위한 매춘부로 묘사한 B급소설이 출간돼 유대인사회의 분노를 자아낸 적이 있다. 지난 98년 UIC 대학에서 홀로코스트 비극과 관련한 세미나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성노예 생활을 한 여성의 사례를 통해 나치군인들의 조직적인 성적 학대 행위가 다뤄지기도 했다.
일본군위안부와 유대인위안부의 연계는 향후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20세기 전쟁의 최대피해자이자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전 세계 유대인사회를 서포터스로 얻게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독일과 같은 전범국(戰犯國)이면서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행보가 극명하게 부각된다는 사실이다. 전후 독일은 전범처벌과 홀로코스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물론, 역사교육을 통해 끊임없는 사과와 참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범처벌을 일부 장성으로 최소화한 일본은 위안부피해자 등에 대한 공식 사과 및 보상을 외면하는것도 모자라 군국주의 깃밧을 공공연히 휘날리며 왜곡된 역사를 교과서에 수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위안부이슈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이철우 회장은 “유대인위안부 문제가 공식제기되면 독일정부가 사과와 보상을 당연히 하게 될 것이다. 일본이 시간을 끈다면 UN결의안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될 것이 뻔한데 공식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일본이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식에 초청받지 못한 까닭
지난 2005년 3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박물관 개관식엔 특이한 한가지가 있었다.
세계 주요 40개국의 대통령과 수상 외무장관이 참석한 국제행사였으나 일본은 단 한명도 초청받지 않은 것이다.
당시 행사는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총리 장례식 이후 이스라엘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국제적 행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인 일본이 초청받지 못한 배경을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로노트’는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쇼와(홀로코스트의 히브리어)와 비교하려 일본이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즉 일본은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 국가이면서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부각함으로써 마치 자신들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양 국제사회에 이미지를 부각(浮刻)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무려 600만 명이 가스실 등에서 학살된 홀로코스트는 역사적으로 비교할 만한 대상이 없는 인류역사상 최악의 범죄로 여기고 있다. 2004년 독일 보수정당 기독교민주연합 소속의 한 하원의원은 홀로코스트를 옛 소련 공산혁명 당시 일어난 학살사건과 비교했다가 “나치 독일의 범죄를 희석시키려는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을 받고 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홀로코스트 박물관 개관식에 맞춰 나치의 범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역사적, 도덕적 책임을 재차 다짐했다.
야드 바솀 기념관은 이스라엘 건국 후 5년 뒤인 지난 1953년 히틀러 시대 유럽의 유대인이 겪은 공포와 나치 범죄를 되새기기 위해 설립했으며 기존의 기념관을 4배 이상 확장해 재개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