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운동가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A섹션 11면 사이드톱기사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타임스는 이날 ‘한국대통령에 대한 비판가 서울시장 당선’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박원순 후보의 당선은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라고 평가하고 “내년 12월 열리는 대선의 전조(前兆)”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임스는 범야권의 지지속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후보가 53.4%의 득표로 46.2%에 그친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를 제압했다면서 “이번 선거는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모든 진보진영 통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말을 소개했다.
신문은 선거결과가 측근들의 잇단 비리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타격을 준 것은 물론, 나경원 후보를 지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전략에 차질(setback)을 주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선거과정에서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전대표와의 대결구도에 주목하며 안철수 원장이 박 후보를 지원함으로써 20대부터 40대의 지지율이 나경원 후보의 두배에 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타임스는 박근혜 전 대표가 한국의 경제기적을 이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속에 보수적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안철수 원장은 의사 출신으로 백신프로그램을 유명한 컴퓨터 전문가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안철수 인기 기존 정치에 대한 유권자 환멸”
한국외대 정외과 이정희 교수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의 폭발적인 인기는 현재의 정당들에 대한 유권자의 환멸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의 정치학과 강원택 교수는 “사람들은 지역색과 이념논쟁에 매몰된 구시대정치를 뒤흔드는 정당의 재편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는 오세훈 전 시장이 지난 8월 무상급식 투표결과에 대한 사퇴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