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들이 ‘뉴아라봉(뉴욕의 아름다운 라면봉사)’을 통해 솜씨좋은 요리사로 변신하고 있다.
라면봉사로 잘 알려진 뉴아라봉이 29일 뉴욕 플러싱 밀알장애선교단에서 장애우들이 직접 조리한 라면파티를 벌이며 훈훈한 시간을 가졌다. 때이른 폭설이 내린 이날 뉴아라봉의 리더 김성아 씨와 뉴욕밀알장애선교단의 정창모 집사, 황순희 집사 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 장애우들은 한결 능숙해진 솜씨로 라면을 조리했다.
이날 메뉴는 팔도 해물탕면. 라면에 스프만 넣어 끓인 것이 아니라 계란과 새우, 떡국떡, 버섯, 조개 등 맛을 더해주는 각종 부식을 정성껏 더했다. 특히 이날은 장애우들이 즉석에서 깍두기를 담아 라면과 함께 차려내 눈길을 끌었다.
김성아 씨의 조언에 따라 찬찬히 따라하는 장애우들은 잘게 쓸어진 흰 무에 고춧가루와 액젓을 넣고 버무리면서 시종 즐거운 표정이었다. 웨체스터에 사는 피터 군은 깍두기를 만드는게 정말 재미있다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정창모 집사는 “우리 장애우들이 지속적으로 조리 실습도 하고 이렇게 깍두기도 담가보는 경험을 하는게 참 중요하다. 자꾸 거듭할수록 일도 손에 붙고 자신감도 갖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명희씨와 태형군 등 장애우들은 각자가 조리한 해물탕면을 직접 손님들에게 서빙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라면파티에 동참한 송정훈 전 뉴욕보험재정협회장과 김용정 컬럼비아대 교수 부부는 “정성이 들어간 라면이라 그런지 맛도 더 특별한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라면봉사를 마친 장애우들은 일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등 여흥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11월부터 출장라면봉사
장애우들은 그간 뉴아라봉의 도움으로 세 차례 라면 조리실습을 했다. 7월엔 비빔면, 8월엔 일품짜장면, 9월엔 설렁탕면 등 매번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면서 항상 다채로운 부식을 가미해 색다른 라면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뉴아라봉을 이끄는 김성아 씨는 다음달부터 장애우들과 함께 본격적인 출장 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11월에는 인근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컵라면 봉사를 하고, 12월에는 양로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하여 그간 갈고 닦은 라면요리를 펼쳐 보일 계획이다.
김성아 씨는 “우리 장애우들이 라면 봉사도 하고 장기자랑도 보여드리면 아마 일반인들이 봉사했을때보다도 더욱 따뜻한 시간이 되지 않겠냐”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