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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벌거벗겨라’ 뉴욕한복판 나체 행위예술

글쓴이 : 임지환 날짜 : 2011-08-04 (목) 04:32:54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벌거벗는 행위예술이 펼쳐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일 아침 뉴욕증권거래소가 있는 맨해튼 남단 월스트릿에서 일단의 남녀가 옷을 벗고 일정한 행동을 하는 행위예술을 감행. 시민들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진풍경(珍風景)이 펼쳐졌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아트섹션 프런트면에 이날의 행위예술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1일 월요일의 이른 아침 월스트릿에 일단의 사람들이 셀폰을 주고받으며 천천히 움직였다. 아직 증권시장이 개장하기 전이었다. 한 남성이 넥타이를 풀었다. 그리고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그가 옷을 홀딱 벗었어. 맙소사!” 한 여성이 얼빠진듯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바지와 치마를 벗은 사람들이 월스트릿을 활보한 누드 퍼포먼스는 아티스트인 제프리 쓰로웰(35)이 기획한 ‘오큘라페이션:월스트릿’의 행위예술의 일부였다.

두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이 각각 주식중개인과 개를 데리고 산보하는 모습, 문지기의 역을 맡았다. 이들은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풍기문란죄로 법원 소환장을 발부받고 풀려났다.

이번 행위예술에 가담한 나머지 46명은 그러나 옷을 벗지 않고 거리를 오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기획자인 쓰로웰 역시 핫도그를 파는 노점상의 모습으로 행위예술에 참여해 옷을 벗기도 했다.

쓰로웰은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커피를 마시며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이건 교육적인 시도다. 좀더 월가를 좀더 투명하게 만들자는 거리의 표현이다. 월가를 발가벗기자.”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직 고교 상담교사였던 어머니 잰 엘리엇 씨와 대화 끝에 기획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어머니는 2008년 금융위기에 주식으로 큰 손실을 보았고 생존을 위해 일을 다시 해야 했다.

엘리엇 씨는 뉴욕타임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은 아주 창의적인 머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쓰로웰은 “어머니가 내 생각을 적극 지지한 것은 아니지만 존중해주셨다”고 거들었다.

이날 매춘부 역을 맡은 예술작가 애곳 머렐리우스(43)는 까만 란제리 레이스를 핑크색 땀복 아래로 노출시켜 시선을 끌었다.

로저 진디(59)는 이날 수위 역을 맡아 노란 밴드를 이마에 착용했을뿐 나체로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을 연출, 시민들을 놀래켰다. 그는 “난 이런 행위 예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은 행위예술의 천국

뉴욕에서는 행위예술의 현장을 곧잘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임프로부 에브리웨어(Improv Everywhere) 라는 행위예술집단은 매년 기발한 아이디어로 뉴욕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지난해 뉴욕지하철에서 바지를 벗고 팬티만 입고 타는 사람들이 화제가 되었는데 바로 이들 그룹이었다.

이들은 도심 한복판에 떼지어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서는 모습을 해서 시민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플래시몹과 비슷하지만 대부분 참여자들에게 미션을 정해주고 행동을 하도록 시킨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하고 연주하다가 갑자기 음소거 버튼을 누른 것처럼 입을 벙긋대며 소리를 내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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