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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테러’ 형제 범행동기 오리무중 <NY타임스>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3-04-20 (토) 23:20:51

 

형은 복싱선수, 동생은 레슬링선수였다. 형은 앨리게이터 신발과 팬시 셔츠를 좋아했고 동생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즐겨 입었다. 동생은 아버지에게 ‘천사같은 아이’였고 친구들 모두 그를 좋아했다.

 

뉴욕타임스가 20일 보스턴테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차르나예프 형제의 주변을 심층(深層) 취재(取材)한 기사를 실었다. 타임스는 “이들 형제를 아는 누구도 왜 무고한 사람들에게 폭탄을 던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동생의 친구들은 필요하다면 기꺼이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타메르란(26)과 조하르(19) 형제는 체첸에서 이민온 1.5세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형은 15살, 동생은 8살이었다. 다른 이민자처럼 그들도 새로운 언어와 문화, 학교에 적응했고 친구들을 사귀었다.

 

핸섬한 틴에이저 조하르는 할리우드스타 밴 애플렉과 맷 데이먼이 나온 캠브리지 린지앤 라틴스쿨을 다녔고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친구들은 그가 시니어프롬파티에 검정색 턱시도와 붉은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멋진 모습을 뽐내던 것을 기억한다.

 

재능있는 레슬링선수였던 조하르는 ‘대보스턴리그’ 겨울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교팀 코치 피터 페이백은 “조하르가 졸업반인 2011년 캠브리지시에서 2500달러의 장학금도 받았다”고 말했다.

 

동생에 비해 형은 다소 굴곡있는 삶을 살았다. 유망복서였던 타메르란은 2009년 골든글러브 전국토너먼트에 출전하기도 했다. 1년전 러시아로 돌아온 그의 아버지는 타메르란이 미국시민권자가 되기를 바랬지만 과거 여자친구에게 가벼운 폭력을 행사한 것이 걸림돌이 되었다. 그는 2011년 극단주의자와의 관련 여부에 대해 FBI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조하르는 일곱 살 많은 형을 숭배했고 닮고 싶어했다. 고교때 레슬링팀 동료 피터 틴은 “조하르가 정말 형을 사랑했고 우러러봤다”고 회상했다.

 

조하르는 매사추세츠주 다트머스에 진학했지만 공부가 쉽지 않았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성적표에 따르면 그는 3학기동안 7과목을 낙제했다. 비평에세이에서 B를 받고 다른 두 과목에서 D와 D플러스를 받았지만 모던케미스트리와 미국정치입문, 화학, 환경학 등에서 F를 받았다.

 

대학 친구 샌(22)은 “조하르가 학교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면서 “조하르는 정말 머리가 좋았지만 대학에선 어려움을 겪었다. 고등학교와 대학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필요하다면 조하르를 위해 증언(證言)할 용의가 있다면서 “아마 다른 친구들 모두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체첸반군과의 연계증거 없어

 

미연방수사국 FBI는 차르나예프 형제가 이슬람권인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체첸 자치공화국과 이웃한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건너온 이민자 출신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슬람 신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체첸은 지난 1994년 이후 두 차례나 기독교 국가인 러시아를 상대로 분리ㆍ독립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체첸 반군들은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등의 과격 이슬람 조직의 지원을 받아 캅카스 지역에 이슬람 독립 국가 건설을 추진했으나 2000년 집권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진압 정책으로 대부분 소멸(消滅)됐다.

 

체첸에 들어선 친 러시아 성향 정부가 강력한 반군 소탕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반군들은 대부분 이웃 다게스탄 공화국으로 거점을 옮겨 마지막 저항을 벌이고 있다. 체첸과 같은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다게스탄에선 러시아 정부군과 경찰 등을 상대로 한 테러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역시 반군 세력은 크게 위축(萎縮)된 상태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차르나예프 가족은 지난 2001년 다게스탄 공화국으로 이주해 수도 마하치칼라에서 약 1년 동안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도 차르나예프의 부모는 마하치칼라에 살고 있다.

 

이런 연고로 미 수사당국은 차르나예프 형제가 캅카스 지역 이슬람 테러 조직에 포섭돼 미국을 상대로 지하드(성전)를 벌이는 차원에서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자세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형제가 캅카스 지역을 포함한 국제 이슬람 테러 조직과 연계됐다는 증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도 20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러시아 내에서 차르나예프 형제에 대한 의미있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차르나예프 형제의 어머니는 FBI가 최근 3~5년 동안 타메르란을 감시했다며 그들은 아들이 극단주의 사이트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말을 했고 이번에도 이 때문에 아들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버지 차르나예프도 아들들이 누명을 쓴 것이라며 정의를 쟁취하기 위해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정부 수장은 미국이 보스턴 테러를 체첸과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우리는 차르나예프 형제를 모르며 그들은 체첸에서 살지도 않았고 대부분의 청소년 시절을 미국에서 살고 공부했다"며 "보스턴 테러 사건은 미국 정보당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체첸 반군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무리한 진압 정책을 비난해온 만큼 이들이 미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보스턴 테러 사건과 연결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키르기스 국가보안위원회는 "차르나예프 가족이 키르기스 북부 도시 토크목에 살다가 2001년 러시아 내 다게스탄 공화국으로 거주지를 완전히 옮겼고 그곳에서 다시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조하르가 8살, 타메를란은 15살 때 키르기스를 떠났기 때문에 그들을 키르기스와 연결짓는 적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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