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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국민혈세가 뉴욕으로 샌다(1) 비틀대는 주류마케팅

글쓴이 : newsroh 날짜 : 2011-11-04 (금) 11:33:53

 

이제 대한민국의 총예산은 억단위가 아니라 조단윕니다.”

2010년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뉴욕에서 문화, 예술인과 만난 박희태 국회의장의 첫마디였다. 화가인 아내와 뉴욕에서 미술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딸과 함께 뉴욕의 예술인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박 의장은 이제 대한민국의 풍요가 뉴욕에 흘러들어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과연 그랬다. 오늘날 한국으로부터 뉴욕에 흘러들어 오는 영화제, 공연, 전시, 패션쇼 등 한국문화, 예술의 비용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최근 뉴욕 링컨 센터 앨리스 털리홀에서 열린 ’뉴욕국악진흥회 국악공연,’ 센트럴 파크에서 열렸던 ‘한식세계화추진 코리아데이’ 안중근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 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 복도에서 열렸던 ‘컨셉 코리아’ 패션쇼, 메트로 폴리탄박물관에서 한식과 왕가의 패션이라는 절묘한 조화, ‘조선왕, 뉴욕에 오다,’ ‘SM Town Live World Tour’ 등 이제 뉴욕에 나들이하는 영화제, 공연에 드는 평균 예산은 50억에서 100억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행사가 과연 비용대비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다. 문화평론가 J씨의 말이다.

“코리아라는 컨셉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패션쇼 ‘컨셉 코리아’가 무늬만 링컨센터를 걸고 음악당 에이버리 피셔홀 복도에 서양 모델들을 여러시간 세워 놓는 생뚱맞은 기획에 왜 몇 억원을 들이는가. 한국국악을 홍보하기보다, 오히려 싸구려로 격하시켜 버린 공연, 국적모를 조선왕가의 패션과 일본음식처럼 서빙되는 임금님의 밥상을 연출하기위해 왜 수 억원을 소진해야 하나.”

 

오늘날 뉴욕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도록 밀어부친 추진력의 구심점에는 A대학 B 교수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다. 행정고시 23기인 그는 2002년 김대중정권의 후광(後光)을 입고 뉴욕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살살이’라는 별명을 얻었을만큼 타고난 화술로 뉴욕의 문화, 예술계를 종횡무진(縱橫無盡) 누볐다. 뉴욕에 한국문화원이 생기고 20년이 넘도록 ‘문화원은 안기부’라며 숨죽이고 살았던 배고픈 문화, 예술인들은 신임문화원장에게 열광했다.

크고 작은 전시회를 쉬지 않고 다녔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넘나들며 좌충우돌(左衝右突)했다. 무명의 특정지역 국악인과 무용가가 하룻밤 새에 국보급들로 둔갑했다. A대 동창들도 살뜰하게 보살피고 한국과 뉴욕의 끈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새벽형 인간’을 외치며, 총영사관에서도 아침, 점심 예배를 보는 C총영사에게 B원장은 ‘입 안의 혀’였다. 뉴욕의 한 언론인은 “당시 총영사가 성경교리 강연을 하는 문제로 한인사회는 유례없는 종교갈등이 빚어졌고 아직도 후유증이 있다. 뉴욕에 ‘할렐루야 문화 마피아’가 탄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술회했다.

그는 2008년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모교인 A대에 둥지를 틀었다. 학교의 대외지원을 맡아, 미국을 돌며 홍보하는데 에너지를 보인 그는 이명박정부가 시작되자 커넥션이 있는 런던과 뉴욕을 중심으로 막강 파워로 등장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국시(國是)처럼 되어 버린 한식, 한복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한편, 한국과 뉴욕 예술인들의 중매쟁이로 눈부신 활동을 하게 되었다.

뉴욕의 한 기획전문가 K씨는 “B원장은 문화원장 임기를 마치면 목회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요즘 뉴욕에서 일어나는 한탕주의식 공연, 전시를 볼때마다 크리스천치고는 가무(歌舞)에 능한 그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링컨센터에서 공연한 뮤지컬 ‘영웅’을 놓고 한국 미디어들은 브로드웨이에 우리 토종 뮤지컬이 상륙한 양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이 못하는 일을 한국의 뮤지컬 ‘영웅’이 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보통의 뉴요커들도 영웅의 브로드웨이 상륙 운운에 실소를 터뜨린다.

K씨는 “일본이 왜 뉴욕 링컨 센터에서 뮤지컬을 못할까?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다. 세계 최고의 뮤지컬이 즐비한 뉴욕에서 동포위문공연이라면 모를까 외국인이 ‘명성황후’나 ‘영웅’ 안중근을 공부(?)하러 온단 말인가? 제작진과 공연단 예산도 턱없이 모자란 판국에 홍보비조차 없이 돌진하는 만용이 놀랍다”고 어이없어 했다.

 

국악공연에 참가했던 국악인들이나, 패션쇼에 참가했던 디자이너들, 왕가의 패션을 제작하기에 뜬 눈으로 밤을 샌 한복디자이너는 허탈했다. 서울 변두리 극장보다도 못한 졸렬한 진행, 여전히 공연매너에 서툰 한국인들. 객석에서 소란을 피워 무대에서 그냥 퇴장하고 싶었다”고 토로한 어느 명창의 말처럼 한국의 일류 공연자, 디자이너들은 뒷맛이 씁쓸하다.

 

미국 유명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고, 패션계의 인사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룬 패션쇼라는 보도의 속 내막(內幕)은 어떤가. 링컨센터 복도는 미 주류사회 인사들 대신, 한국말 못하는 동포 2세들로 채워진듯 했다. 한국말을 못하면 미국사회에서도 출세를 못하는 그야말로 별 볼일없는 애들이 마구 먹어 대는 비싼 음식이 아까와 죽는 줄 알았다’고 주최측의 모씨가 분통을 터뜨렸을 정도다.

 

주류 미디어는 전혀 관심이 없는 가운데 센트럴파크 한 귀퉁이에서 열린 코리아데이 행사는 공짜음식에 공짜과자, 공짜 마케팅이 춤을 췄다. 뉴저지에서 딸과 함께 참석한 김정섭 씨는 “공짜도 적당히 해야지. 무분별한 선심은 오히려 한식과 한국의 격을 낮춘다. ‘한식은 공짜다’, ‘한국은 봉이다’라는 세계화를 하려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문화평론가 J씨는 “뉴욕은 한국에서 쏘아대고 밀어부치는 노가다판의 문화, 예술의 시험대가 되기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정작 주류사회는 다가가지도 못하면서 뉴욕에서 이런 행사를 했다고 한국에 홍보하느라 국민의 아까운 혈세를 펑펑 쓰는 작태를 용인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야심과 조직의 이익을 위해 배후에서 한국문화와 예술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자들이 문제다. 국민들은 봉이 아니다.”

<뉴스로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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