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한의 칼바람도 욱일전범기 퇴출(退出)을 염원하는 뜨거운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전범상징물퇴출 평화 울트라마라톤대회가 뉴욕과 뉴저지에서 성공리에 펼쳐졌다.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가 주최하고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팰리세이즈팍한인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뉴저지 팰팍의 위안부기림비를 출발, 전범기징물 전시회가 열리는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일본총영사관, UN본부를 거쳐 돌아오는 32마일(약 50km)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전 구간을 완주한 울트라마라토너는 리더인 권이주씨(67)를 비롯, 유세형 김성유 이경섭 유병근 김호성 한만수 김형남 김유남 홍효선 씨 등 10명으로 이들은 욱일기가 나치깃발과 같은 전범상징물임을 알리는 배너를 가슴에 달고 뛰었다.

유일한 홍일점이었던 홍효선씨(55)는 “강추위속에 달리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우리의 작은 몸짓이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라는 점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에 팰팍의 위안부기림비를 출발한 울트라마라토너들은 11시30분 맨해튼 53가의 MoMA에 도착, ‘욱일승천기는 아시아의 나치깃발’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욱일전범기를 내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MoMA에 입장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미리 준비한 영문 자료를 나눠주며 욱일기가 전범의 탈을 위장한 채 미국사회에 스며들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울트라마라토너들은 이어 일본총영사관이 입주한 48가 파크애버뉴의 빌딩으로 달려가 또한번 뜨거운 구호를 외쳤다.

지칠줄 모르는 투혼으로 세 번째 경유지이자 반환점인 UN본부 앞에 도열한 10인의 울트라마라토너들은 ‘욱일승천기는 평화의 올림픽에서 사라져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욱일전범기의 영원한 퇴출을 요구했다.

다시 맨해튼을 북상한 이들에게 가장 힘든 난코스는 골인지점을 6km 정도 남겨둔 조지워싱턴 브리지였다. 차가 흔들릴 정도로 심한 강풍에 매서운 추위, 소진된 체력의 삼중고(三重苦)를 극복해야 했다,




이번 울트라마라톤은 위안부기림비부터 조지워싱턴 브리지의 왕복 구간에 걸쳐 현지 경찰차량 4대의 에스코트를 받고 맨해튼의 경유지에서도 경찰의 보호를 받는 등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가는곳마다 십수명의 기자들이 몰리는 등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6시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오후 3시에 위안부기림비 앞에서 골인한 마라토너들은 백영현 일전퇴모 공동대표와 장기봉 팰팍한인회장 등과 얼싸안고 포옹하며 완주를 자축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일전범기 내릴때까지 계속 달릴 것”
2010년 만 64세의 나이에 LA부터 뉴욕까지 95일간 달려서 미대륙을 횡단(橫斷)한 주인공 권이주 씨는 “미대륙 횡단 마라톤을 완주했을 때 이상으로 기쁘고 보람된다. MoMA를 비롯해 들르는 곳마다 우리를 응원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고 취재열기도 기대이상이었다.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맨해튼의 레이스 도중 일본취재진과 가장 많은 인터뷰를 한 유세형 울트라마라토너는 “일본기자들에게 ‘전범기만 내려라, 그럼 우리는 같이 갈 수 있다. 그러나 전범기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의 달리기는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장기봉 팰팍한인회장은 “일본이 아시아의 리더국가로 남으려면 하루속히 독일처럼 과거사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통해 용서하고 화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백영현 공동대표도 “오늘의 행사는 일본을 향한 비난이 아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소수의 철부지들을 대다수 양심적인 일본국민들이 바르게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