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와 대금 등 한국 전통악기와 클라리넷과 첼로 등 서양악기가 어우러진 독특한 연주회가 미 동부에서 펼쳐진다.
일곱 명의 연주자가 솔로와 앙상블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악기와 악기, 음악과 음악 간의 경계를 허문 ‘토리앙상블’의 세 번째 미국 투어가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필라델피아와 워싱턴D.C., 뉴욕에서 공연된다.
2007년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을 중심으로 결성된 토리앙상블은 한국 전통 음악 연주자 4명(허윤정-거문고/ 강권순-정가/ 민영치-대금&장구/ 이석주-피리)을 중심으로 미국의 프리 재즈 연주가(네드 로젠버그-클라리넷&색소폰, 사토시 다케이시-타악, 에릭 프리드랜더-첼로)와 함께 ‘토리 프로젝트’를 구성, 활발한 국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들어 영국 네덜란드 독일 투어, 덴마크 공연을 하는 등 세계 여러 월드뮤직 마켓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토리앙상블은 한국 전통 음악의 어법에 충실하면서 예술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립중앙박물관이 후원한 이번 공연은 필라델피아 크로스로드 뮤직,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박물관, 뉴욕의 룰렛(Roulette) 극장에서 열린다. 특히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는 공연에 앞서 한국 도자기관 개관 및 전시 행사가 함께 이뤄져 눈길을 끈다.
이번 공연은 ‘아리랑’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2011 Arirang of Tori Project’ 로 강원, 상주, 원산, 서울, 밀양 등 각 지역의 이름을 딴 독특한 선율과 장단을 가진 아리랑이 ‘토리앙상블’의 현대적인 사운드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뉴욕공연이 열리는 룰렛 극장은 다양한 음악장르간의 협업과 인터미디어, 실험음악의 도전적인 시도로 잘 알려진 현대음악 공간으로 올해 9월 맨해튼에서 브루클린으로 그 규모를 넓혀 재오픈하게 되었다.
룰렛극장의 이틀 공연중 첫날은 한국연주자 네명으로 이루어진 토리앙상블만의 공연 및 뉴욕 재즈뮤지션 세 명과의 토리프로젝트 협업공연이 펼쳐지고 둘째날은 트럼펫, 콘트라베이스, 비파 등 다양한 특별 게스트 음악가들이 토리 프로젝트와의 즉흥공연을 펼친다.
토리앙상블은 2012년에도 말레이시아 페낭 월드뮤직 페스티발, 호주/뉴질랜드 WOMAD, 슬로베니아 월드뮤직페스티발, 유럽투어 등 많은 음악페스티발의 초청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토리는 사투리 음악용어
‘토리(Tori)’는 한국 전통음악에서 지역적 특색을 나타내는 음악 용어이며 이같은 한국의 다양한 전통음악의 토리를 내면화하여 세계음악의 '토리'들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사운드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
토리앙상블은 한국전통음악의 본질인 연주자적 창작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뛰어난 연주자들로 구성된 솔리스트 앙상블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의 리더인 허윤정은 한국의 전통 현악기 거문고의 명인으로 BBC Charlie Gillett's World of Music에서 찰리 질렛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한국 음반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강권순은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로 판소리와 함께 한국 전통성악의 보배와도 같은 정가를 통해 이미 세계적인 무대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대금과 장고의 민영치는 뛰어난 예술적 기량과 감각을 갖춘 정상급의 뮤지션이고 피리의 이석주는 전통은 물론, 현대음악과 즉흥에도 뛰어난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악기 연주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