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권 승계와 관련, 미주한인사회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交叉)하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는 정권승계가 순조롭지 않을 경우 국지전 등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미국 내 유일한 재외동포 단체로 인정한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민족의 번영과 조국의 통일을 마련하고자 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주역이신 김정일 위원장의 노고와 업적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모두의 가슴에 영원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와 같은 또다른 도발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평통 출신의 한 인사는 “젊은 후계자가 지목된지 1년여밖에 안됐기 때문에 북한군부의 충성을 유도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무력도발은 유혹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이자 통일운동가인 백영현 1492그린클럽 회장은 “이런 때일수록 남북의 공조가 필요하다.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우리 남북한이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화해와 통일의 초석(礎石)을 깔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뉴욕총영사관과 주유엔대표부 등 재외공관은 한국 정부의 지침을 기다리며 공식 입장 발표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목 총영사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대북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당부한 바와 같이 동포사회도 동요하지 말고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해 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北주민위한 기도하겠다” 미국무부 사망관련 성명
미국 정부는 19일 힐러리 클린터 국무장관 명의로 성명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성명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이 현재 국가적 추도기간에 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이 이같은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도록 관심과 기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약속을 지키고, 이웃나라와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존중함으로써 나라를 평화의 길로 이끌어나가는 선택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연일 1면기사와 관련기사들을 쏟아내며 향후 북한의 권력승계와 한반도 사태의 전망을 하는 모습이었다.
워싱턴포스트도 20일 1면 머리기사를 비롯해 사설, 전문가 진단, 만평 등을 보도하면서 주민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사진도 여러 장 실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