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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현-카발로 美‘위안부기림비’ 숨은주역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3-03-10 (일) 14:44:41

 

8일 미정부 최초의 위안부기림비가 건립된 뉴저지 버겐카운티 법원앞 메모리얼 아일랜드엔 남다른 감회를 갖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백영현(70) 1492그린클럽회장과 스티브 카발로(56) 화가였다. 위안부기림비 건립과 관련해 공헌한 수많은 이들이 있지만 두 사람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오늘의 위안부기림비에 대한 뜨거운 조명은 어쩌면 두사람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교회일보 제공>

 

알려진대로 위안부기림비 1호는 2010년 10월 팰리세이즈팍 도서관 옆에 세워진 것이다. 이후 뉴욕 롱아일랜드(2012년 6월)와 로스앤젤레스 가든그로브(2012년 12월)에 2호, 3호가 세워졌고 마침내 미국의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시민들의 기금으로 만들어진 기림비까지 건립됐다.

 

특히나 이번 기림비는 홀로코스트 추모비와 흑인인권기념비 등 세계적인 인권이슈들을 기리는 4개 추모비가 있는 정부청사 옆 메모리얼 아일랜드에 위치해 위안부 문제가 세계여성인권의 상징이 됐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백영현 회장과 카발로 작가의 가장 큰 공헌은 자칫 사그라들을 수 있었던 기림비 문제를 이슈화하고 미주류사회가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2009년 한인유권자센터(현 시민참여센터)가 위안부기림비 건립캠페인을 처음 시작했을때만 해도 미국인들은 물론, 한인들조차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시민참여센터 김동찬 대표는 “1호 기림비를 세우려 했던 곳이 바로 버겐카운티정부 청사앞이었지만 그때만해도 주류사회의 호응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앞장 선 캐서린 도노반 카운티장도 지난해 한국방문을 통해 위안부할머니들이 계시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서야 위안부이슈가 얼마나 참혹한 전쟁범죄였는지 잘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당시 유권자센터가 김동석 상임이사 등 유권자센터 스텝들과 10대 인턴들이 수개월에 걸쳐 캠페인을 벌이며 모금을 통해 예산을 마련했지만 해켄섹의 버겐카운티 청사 부지에 세우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부득이 대타로 마련한 곳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팰팍 타운이었다.

 

팰팍 도서관이 선정된 것은 이곳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스티브 카발로 작가가 제임스 로툰도 시장에게 제안한 덕분이었다. 부인이 한국인인 카발로 작가는 ‘위안부 초상화가’로 잘 알려질만큼 위안부문제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있었다. 기림비의 동판을 디자인한 것도 바로 그였다.

 


 

팰팍타운의 대로가 아닌, 주택가 도서관 앞으로 어렵게 자리 잡았지만 1호 기림비는 위안부할머니들의 고통스러운 삶처럼 수난이 계속됐다. 일부 한인들도 왜 부끄러운 역사를 들추느냐며 못마땅해 했고 한인정치인들도 관심이 없었다.

 

위안부기림비 주변은 수개월만에 황폐해졌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팰팍의 힘있는 유럽계 인사들이 “우리 커뮤니티가 요청한 참전기념비도 없는데 왜 특정 커뮤니티(한국)의 기념비를 공공장소에 세우냐. 당장 철거하라”고 시장실에 압력을 가하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위기의 기림비를 구한 것은 바로 백영현 회장이었다. 백회장은 인근 페어론 타운에서 화원을 운영하며 수년간 라일락보급 캠페인을 펼치는 환경인권운동단체 1492그린클럽을 이끌고 있었다.

 


 

우연히 팰팍의 기림비 현장을 방문하고 버려지다시피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무료조경을 자청하고 이 문제를 한인언론에 알렸다. 유럽계 지역유지들로부터 협박성 전화가 잇따랐지만 배짱으로 버텼다. 위안부기림비가 한인커뮤니티의 이슈가 아니라 여성과 전쟁범죄의 이슈라고 강조해 건립유지의 명분에 앞장 선 것도 그였다.

 

2012년 12월엔 기림비철거론을 잠재우기 위해 로툰도시장의 허락을 얻어 시야를 가리는 기림비 앞 나무들을 베고 흉물스런 펜스대신 나무들을 심었다. 고급잔디를 깔고 기림비뒤엔 한국산 미스김 라일락을 심었다. 또 기림비 오른쪽엔 위안부소녀 형상의 ‘위안부 분재’도 심는 등 사재 수천달러를 들여 주변을 아름답게 꾸몄다.

 


 

백영현 회장은 이곳만이 아니라 뉴욕주 롱아일랜드 현충원에 들어선 2호 기림비의 조경도 무료로 제공하고 두 번째 위안부소녀 분재도 심었다. 버겐카운티 청사앞 기림비 주변도 역시 무료조경을 자청하고 나섰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사진=교회일보 제공>

 

<꼬리뉴스>

 

위안부 분재에 두개의 매듭이 있는 까닭

 

백영현 회장은 지난해 8월엔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이 제국주의 전범기인 욱일승천기 디자인 유니폼을 입고 나온것에 격분,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을 결성, 공동대표를 맡아 일본전범기의 문제점을 미 주류사회에 고발하는 일도 아울러 하고 있다.

 

이날 제막식 현장에서 스티브 카발로 작가와 반갑게 재회한 백영현 회장은 “위안부 기림비 옆에 있는 소녀형상의 분재나무엔 두 개의 매듭이 묶여 있다. 일본이 언젠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와 배상을 할 때 피해자의 후손과 가해자의 후손이 얼싸안고 두 개의 매듭을 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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