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랜드슬램은 얘기하지 마세요!”
30일 세계여자골프의 역사를 새롭게 쓴 박인비(25 KB금융)는 이날 생방송 중계를 맡은 NBC-TV와의 인터뷰에서 올시즌 그랜드슬램도 기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오, 이제 그만 그랜드슬램 얘기하세요”하고 사정하는 표정을 지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우승으로 올시즌 세 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조리 석권(席卷),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63년만의 대기록을 세운 박인비는 8월 네 번째 메이저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면 세계 남녀골프 사상 전무후무한 시즌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로 승격, 두 번의 기회가 더 남아 두 대회중 하나만 우승해도 단일시즌 4개 메이저 승리라는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다.
이날 NBC-TV는 “당신은 골프코스에서 늘 침착함을 유지한다”며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박인비의 평정심(serenity)에 관심을 보였다.
박인비는 “성격이 침착한건 사실이지만 어젯밤에는 걱정도 되고 긴장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골프장에 오면 그런 긴장감이 사라지고 침착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면서 “US오픈 우승이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NBC-TV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의 얘기를 하자 박인비는 “부모님과 약혼자(남기협씨)를 비롯한 모두의 한결같은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멘탈코치와 스윙코치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한 시즌 3개 메이저대회 승리는 자하리아스(1950년)와 미키 라이트(1961) 팻 브래들리(1986) 등 3명이 있다.
<WSJ>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29일 ‘평온의 여왕(Queen of Serene)’ 제하의 기사에서 “박인비가 US오픈에서 승리하면 역대 어느 남녀골퍼도 이루지 못한 한시즌 4개 메이저 우승이라는 위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이거 우즈는 두 개 시즌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적이 있고 바비 존스가 1930년 두 개의 프로 메이저와 아마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바 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kim@newsroh.com
<꼬리뉴스>
“박인비는 불가능한 퍼트도 성공시키는 선수” 스테이시 루이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30일 타임스는 “박인비는 엄청난 굴곡의 세보낵 그린이 자신의 안방인 것 같았다”고 놀라워하며 “박인비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퍼팅도 성공시킨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은 당혹할수밖에 없다”는 스테이시 루이스의 찬사(讚辭)를 전했다.
브리타니 린시콤도 “박인비는 우리와 다른 코스에서 경기하는 선수같다. 누구도 할 수 없는 경기를 박인비는 한다”고 감탄했다.
박인비는 “1위자리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되지만 그만큼 좋은 컨디션에 남들보다 앞서있다는 유리한 점도 있다 리더라면 그것을 콘트롤할 수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