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행보에 경고등이 켜진 공화당의 선두주자 미트 롬니(65) 전 매사추세츠지사가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쿠바계 이민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인터넷 판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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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는 공화당적을 가진 히스패닉 유권자가 45만명이며 이중 쿠바계가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쿠바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대거 가까운 플로리다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롬니 후보는 아이오와 등 두차례 예비선거에서 승리, 19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뉴트 깅리치(69) 전 하원의장에 패해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다. 깅리치는 단숨에 17명의 대의원을 확보함으로써 공화당 경선을 예측불허의 싸움으로 옮겨갈 기세다.
플로리다는 50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어 이곳의 승자가 향후 경선 판도를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후보들로선 플로리다에 초반 사활을 걸어야 할 입장이다. .
본래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이민개혁 등 체류신분과 관련한 이슈를 들고 나오는게 상례이지만 롬니 후보는 구직 등 경기 침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다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는 “쿠바계 이민자들은 다른 이민자들보다 이곳에서 비교적 안정된 체류신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릴때 불법이주한 부모를 따라와 불법체류신분으로 남은 청소년들을 구제하는 ‘드림 액트’ 법안같은 것보다는 일자리 창출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멕시코계 이민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남서부 주 등이라면 이민이슈가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지만 플로리다의 쿠바인들은 수십년에 걸쳐 이주하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미국 시민이 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해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히스패닉 유권자 중 두 번째로 많은 것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지만 이들은 미국 시민으로 대접받기 때문에 역시 이민자 이슈에는 별 관심이 없다.
직업을 찾고 있다는 쿠바계 세르히오 로스탈 씨(59)는 “히스패닉계에는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먹고 사는게 기본 아니냐?”고 반문했다.
플로리다의 실업률(失業率)은 9.9%로 전국 평균 8.5%를 1.4% 상회하고 있다. 히스패닉계의 실업률 또한 플로리다가 전국평균치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표심 공략의 방향은 깅리치도 마찬가지여서 롬니가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깅리치는 드림액트 법안에서 불체자녀가 군대를 갈 경우 합법신분을 주는 것은 찬성하지만 대학진학시 신분부여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민자 커뮤니티에겐 불만족스러운 태도이지만 플로리다에서는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를 깃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깅리치의 도전을 롬니가 어떻게 제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플로리다 여론조사 깅리치가 롬니에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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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전만 해도 플로리다 프라이머리는 미트 롬니의 승리가 낙관시 되던 곳이었다. 지난 10일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깅리치를 22% 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깅리치가 롬니를 크게 추월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깅리치가 41%로 32%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앞섰고 인사이더어드밴티지 조사에서도 깅리치가 34.4%의 지지율로 25.6%의 롬니를 8%포인트나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는 변동성이 크지만 짧은 기간사이에 이처럼 급격한 지지율 변화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롬니와 깅리치 진영은 상대에 대한 비방어린 설전(舌戰)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산이 2억5천만 달러나 되는 롬니는 그간 소득을 둘러싼 부자 논란과 세금 문제로 곤욕을 치렀고 이것이 표심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롬니는 23일 열린 후보 토론회에서 “하원의장 재임중 불명예 퇴진한 깅리치는 워싱턴에서 연줄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리더가 될 자격이 있냐”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