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아침해, 미국이름은 레클리스(Reckless)였다. 서울이 고향이었던 그녀는 한국전쟁중이던 1952년 10월26일 미 해병대에 입대했다. 바로 전장에 투입된 그녀는 탄약과 포탄을 나르는 임무를 수행했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3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간 중공군 120사단과 맞붙은 ‘네바다 전투(연천전투)’에서 그녀는 총알이 빗발치고 포연이 난무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 치열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기여했다.
그녀는 보급기지와 최전방고지를 도합 386회나 왕복하며 탄약 수백톤을 날랐다. 전쟁중 입은 부상으로 그녀는 상이용사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퍼플하트를 비롯 대통령 표창장과 국방부 종군기장을 수상했다.
최말단 사병에서 두차례 진급으로 하사관까지 올라간 그녀는 모든 전우들의 인기를 독점했다. 여가때 전우들과 맥주를 마시는 것을 가장 즐겼고 스크램블 에그와 허시 바, 캔디도 인기를 좋아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이주한 그녀는 결혼했고 슬하에 자녀를 셋 두었다. 모두 엄마를 닮아 용감했고 매력적이었다. 60년 캠프 펜들턴에서 영광의 전역식을 가진 그녀는 1968년 5월 13일 노환으로 눈을 감았다.’
<이하 사진 www.sgtreckless.com>
한국전쟁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정식 계급과 훈장을 다수 수여한 한국산 경주마를 위한 추모기념관이 설립돼 화제와 감동을 주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오는 26일 한국전 정전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버지니아 관티코 해병대본부에서 한국경주마 레클리스(Reckless)를 위한 기념관 헌정식을 갖는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레클리스는 추모웹사이트(www.sgtreckless.com)까지 운영되는 유명한 군마(軍馬)이다.
몽골리안 암말인 레클리스의 본래 이름은 아침해(Ah Chim Hai-Flame in the Morning). 당시 서울 신설동의 경마장에서 트랙을 질주한 경주마였다. 아침해가 전장에 투입된 계기는 미해병 1사단 5연대 에릭 페터슨 중위가 한 소년으로부터 250달러를 주고 소유권을 넘겨받으면서부터. 주인이 바뀐 1952년 10월26일이 아침해의 미군입대일이 되었다.
당시 미군은 산악지역이 많은 한국의 지형에서 탄약보급의 어려움을 겪었다. 아침해는 타고난 용맹함으로 수십키로그램의 탄약을 짊어지고 45도 각도의 급경사 산비탈을 오르내렸다.
해병대원들은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무모할정도로 용감하게(Reckless)’ 임무를 수행하는 아침해에게 레클리스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1950년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와 라이프 매거진 등 미 언론은 ‘해병마 레클리스(Marine Horse Reckless)’의 특집기사를 경쟁적으로 실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레클레스 역사상 첫 하사관진급 말(馬)
정전협정후 전우들과 함께 미국에 오게 된 레클리스는 미국의 가장 용감한 전마로 사랑을 받았다. 1957년과 59년, 64년에 차례로 후손도 배출했다. ‘페어리스’(Fearless 용감) ‘돈트리스’(Dauntless 불굴) 등 한결같이 ‘모전자전’의 이름이었다.
1959년 레클리스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하사관으로 진급한 군마가 되었고 근무 기장인 선행장도 수여됐다. 1960년 성대한 전역식을 가진 레클리스가 1968년 죽자 미 해병대는 참전군인을 대하듯 엄숙하게 정식 장례식(葬禮式)을 개최해 마지막까지 최대한 예우를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