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한이 10월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북한 방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직접 이를 밝혔다.
예정된 그의 북한 방문이 최근 러시아 극동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로부터 북한 방문 초청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의 서곡(序曲)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의 접촉이 활발해짐에 따라 한러 관계에 스캔들이 발생했다.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김정은 총비서에게 각종 러시아 무기들을 보여준 것이 한국 지도부에게 러시아와 북한이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부과한 제재를 우회하여 비밀 군사협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다 준 것 같다.
북한은 북러 관계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난을 부인하며 러시아와 협력 발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지난달 25일 조선중앙통신이 게재한 기사에서 밝혔다. 이 기사는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적한 북러 관계에 대한 비판을 ‘정치 문외한’이라는 말로 평가 절하했다.
기사에서 조선중앙통신은 북러 관계를 평가한 윤석열 대통령이 “초보적인 정치지식도 국제관계 상식도 전혀 없는” 상태이며 국가간 관계를 “적아관계라는 이분법으로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고 윤 대통령의 북러관계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상전의 맥빠진 소리를 되받아 웨쳐댄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전통적인 조로친선협조관계를 저들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로...매도하면서...어망처망한 나발을 불어댔다”면서 한국이 지역의 국가들을 고립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편승(便乘)했다고 맞받아치며 비난했다.
북한 정부의 이러한 격렬한 반발은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한국 정부는 이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로 간주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대답으로 등장했다.
9월 12-17일간 진행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기간 중 양측은 어떤 무기 관련 계약이나 북러간 군사기술적 협력 노선에 관한 합의도 체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주일간의 러시아 체류 기간 동안 김정은 총비서는 Su-35, Su-57 전투기를 조립하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다. 또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정은 총비서에게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군용기와 미그-31에 실린 극초음속 킨잘 미사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호위함을 시찰(視察) 했다. 이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이것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북한이 북한에게 부과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우회하여 비밀 군사협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 것 같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제일 처음으로 반응을 보인 것은 러시아 정부이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북협력을 폄훼(貶毁)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주도하여 만들어내고 미국과 한국 언론이 이를 받아쓴 선동전에 동참한 것은 깊은 유감을 유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러시아와 호혜적인 교류 및 협력의 확고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지도부에게 현 정세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 (판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한 러시아 대사관의 첫 번째 반응이 있은 후 러시아 외교부에서는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이 이도훈 주러 대한민국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招致) 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러시아 측은 한러관계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발언에 주목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 정부는 자국의 대러 정책을 추측성 기사와 가정을 기반으로 수립하기를 선호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양국 협력에 좋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실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했다. 그는 “미국과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이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히스테리를 고조시키면서 미국의 전략적 전력을 축적하고 있는 것에 우려한다. 우선적으로 인도적, 정치적 과제들을 고려하자는 러중의 이니셔티브가 거부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유엔총회 연설 전에 9월 22일 유엔총회장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있었고 이 회담에서 3국 외교장관들은 북러 군사기술 협력 의제를 논의했다. 이 회담 결과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및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과 약식 회의를 가졌다. 3국 장관은 러북 간 무기 거래가능성 등 군사협력이 논의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한미일 3국이 단호히 대응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무기 거래와 관련된 개인 10명과 기관 2곳에 대해 독자 제재를 시행하기도 했다. 제재 대상 개인 중에는 강순남 북한 국방상과 박수일 전 인민군 총참모장이 포함되었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은 슬로바키아의 Versor SRO와 Glocom이었다. 이는 작년 5월 대통령직에 취임한 윤석열 정부의 12번째 대북 독자제재였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명단에는 개인 64명과 53개 기관이 추가되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유엔 총회 연설 이후 9월 25일 한미 해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해상에서 3일간의 훈련을 시작했다. 9월 27일까지 계속되는 훈련에는 한국의 잠수함 2척과 구축함 율곡이이함,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슈프함(Shoup), 순양함 로버트스몰스함(Robert Smalls) 등을 포함한 한미 함정 9척이 참가했다. 한국 해군의 김인호 준장은 “이번 훈련은 한미 해군이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억제・대응하고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 장관이 뉴욕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그의 북한 방문은 다음 달에 있을 수 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한 바에 따라 우리는 나의 평양에서의 회담을 구성할 것이며 이는 실제로 다음 달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 장관의 북한 방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위한 서곡(序曲)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의 국영 라디오 “조선의 소리”는 김정은이 연회가 끝난 뒤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방문할 것을 정중히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연합뉴스는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하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초청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은 아직까지는 계획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세르게이 스트로칸 정치외교분야 선임기자 | 일간 콤메르상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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