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프로풋볼 ‘슈퍼볼’에서 아시안 비하로 물의를 빚은 TV광고에 출연한 중국계 여배우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뉴아메리카미디어(NAM) 통신에 따르면 리사 챈으로 알려진 이 여배우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광고에 출연한 것을 너무나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런 캐릭터에 출연한 것은 나의 큰 실수다. 용서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올해 21세의 리사 챈은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UC버클리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모델 겸 배우이다. 최근엔 미스USA를 선발하는 지역대회인 미스 나파밸리에 출전하기도 했다.
문제의 광고는 지난 5일 수퍼볼경기 TV광고로 미시건 전 지역에서 방영된 것이다. 미시건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의 피트 혹스트라(59 Pete Hoekstra) 후보가 현직인 민주당의 데비 스태브나우(62 Debbie Stabenow) 의원을 공격하는 정치광고로 한 아시안여성이 ‘브로큰 잉글리시’로 아시안이민자가 미국인의 직업을 빼앗고 해외로 국부(國富)가 유출되는듯한 내용을 담아 큰 파문을 일으켰다.
광고가 방송되자 아시아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아시아계 기업인전국단체인 아시안MBA협회(NAAMBA)는 문제의 광고를 만든 혹스트라 의원을 강력 비난하고 항의 서한을 통해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사과와 광고 방영을 즉각 중단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아시안 미디어들도 아시안 이민자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형성하고 적대감을 갖도록 부추기는 광고를 제작한 혹스트라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광고 출연배우도 피해자”
미국의 2200개 소수계 미디어를 아우르는 뉴아메리카미디어는 관련 소식을 전하며 리사 첸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기와 모델을 꿈꾸는 젊은 아시아계 여성이 문제의 광고에 출연, 일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인 모델의 입장에서 광고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온 TV광고의 성격을 파악하고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30초 분량의 이 광고에서 리사 챈은 자전거를 타고 와서 카메라를 보며 중국억양의 어색한 영어로 말한다. “고마워요. 미시건의 데비 스펜딧나우 상원의원. 데비는 아주 많은 미국돈을 썼어요. 당신은 우리에게 계속 돈을 빌려가고 당신(나라) 경제는 그만큼 약해지고 우리(나라) 경제는 아주 좋아졌지요. 우리는 당신들의 직업도 차지했답니다. 고마워요. 데비 스펜딧나우.(Thank you, Michigan Senator Debbie Spenditnow. Debbie spends so much American money. You borrow more and more from us. Your economy get very weak. Ours get very good. We take your jobs. Thank you, Debbie Spenditnow.)”
CF 감독의 지시에 따라 단편적인 대사를 하면서 이렇게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이번 광고에서 제가 맡은 역할로 아시안 커뮤니티에 미친 고통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평소 우리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대학 졸업생으로 이같은 배역은 어떤 식으로든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광고 출연한은 끔찍한 결정이었습니다. 전적으로 저의 실수이고 용서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