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이 융복합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기존 학과의 장벽(障壁)이 진정한 융복합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21세기 지구촌의 화두(話頭)는 융복합(convergence) 인재양성이다. 산업혁명(하드웨어)과 정보혁명(소프트웨어)의 시대를 거쳐 21세기는 융합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혁명(브레인웨어)의 시대로 예측되고 있다.
과연 한국은 창조혁명의 주도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당찬 대학이 있다. 새천년 이공계 교육의 메카를 꿈꾸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다. DGIST는 2004년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출발, 2011년 대학원과정이 개설된데 이어 내년부터 학부과정이 시작된다.
DGIST는 단순히 이공계대학이 아니다. 국내최초의 무학과 단일학부 체제도입으로 기초과학과 공학교육을 강화하고 융복합 인재양성을 위한 학부교육을 혁명적으로 쇄신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DGIST 신성철 총장이 글로벌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6일 뉴욕에 온 신성철 총장은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융복합이 필수적인 과학기술이 존망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며 “21세기 지식창조형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DGIST에 해외한인사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DGIST의 출범은 우리나라 이공계교육의 문제점을 돌아보는데서 출발했다. 말 그대로 융복합은 기존 지식을 혼합하고 녹여내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대학들은 전통적인 학과의 장벽으로 융복합연구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들은 학부교육을 중시하는데 우리나라 대학들은 연구중심 평가제도로 학부교육이 소홀하고 좌뇌교육(이공계)에 편중, 인문적 소양의 우뇌교육에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DGIST는 학부교육전담교수제를 도입, 연구에 대한 부담을 없애는 대신 학생들의 연구지도와 진로멘토링에 전념토록 하고 창의력 제고를 위한 전뇌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이공계출신들이 부족한 리더십과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자기계발과 글로벌 마인드, 기슬경영교육으로 공학지식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첫 시도되는 ‘트랙별 맞춤교육’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DGIST의 학부학생들은 3학년까지 컴퓨터자동제어 등 8개 과목의 기초과학과 공학을 비롯, 다양한 인문적 소양과 창의적 리더십을 교육받고 4학년이 되면 진로(進路)에 기초한 4가지 트랙별 심화교육을 받게 된다.
신성철 총장은 “5년의 석박사과정을 위해 융복합대학원에 진학할 학생들과 국내외 타대학원에 진학할 학생들,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전문기자나 특허변리사, 기술평가사와 같은 비이공계 전문직을 희망하는 학생 등 4트랙의 맞춤형 교육이 제공된다”고 소개했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대학원의 융복합교육은 첨단의료로봇전공을 비롯, 그린에너지융합, 뇌대사융합, 뉴바이올로지전공, 신물질전공, 정보통신융합전공 등 차별화된 분야를 연구할 수 있다.
국내 최고의 교수진도 눈길을 끈다. 신성철 총장 자신도 KAIST에서 부총장을 역임하는 등 20년간 300편이 넘는 학술논문을 게재하고 포스닥 석박사 인력만 80여명을 양성한 주인공이다시피 교수진 선발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
석좌교수(碩座敎授)진에 국내외 명문대 및 연구기관에서 영입한 손상혁 교수(버지니아대)와 남홍길 교수(포항공대), 문대원 교수(한국표준연구원)가 있고, 존스홉킨스 대학 뇌과학 학과장 가브레일 로넷 교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존 번 델라웨어대 교수, IBM리서치의 스튜어트 파킨 석좌교수 등 등 기라성같은 12인의 초빙 석좌교수진이 가세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석학들을 총장자문위원과 학과자문위원으로 위촉, 1년에 한번씩 페스티벌 형식의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1991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어윈 니어 교수와 201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안드레 가임 교수 등이 눈에 띈다. 또한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저 콘버그 교수와 200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버트 퍼트 교수 등 5인의 명사들이 정기적인 초청강연을 갖게 된다.
DGIST의 또다른 강점은 학생대 교수의 비율이 6:1로 국내 최고 수준의 밀도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석박사 과정이 200명,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200명의 학부학생들이 입학하면 2018년 기준 총 2천명의 학생들과 600명의 교수진과 연구진, 스탭을 구성하게 된다.
교수들은 전체 교재를 전자책(e북)으로 개발, 학문간 크로스오버가 가능한 방식으로 융합형 인재들을 길러낸다. 모든 학생들은 전액 무료로 공부를 할 수 있다. DGIST의 선발 기준은 학업성적이 주가 아니다. 신성철 총장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력과 따뜻한 인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겠다. DGIST의 교육인재상은 창의(Creativity)와 기여(Contribution), 배려(Care)의 3C”라고 강조했다.
30년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을 목표하는 DGIST는 현재 10% 비율의 외국인 유학생을 3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런만큼 미주한인사회를 포함, 세계속의 한인인재들도 많이 지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신성철 총장은 경기고와 서울대(응용물리학) KAIST(고체물리학 석사) 노스웨스턴대(재료물리학 박사)를 졸업, 미국 이스트만 코닥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1989년 KAIST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11년 대학원과정 출범을 앞두고 DGIST 초대 총장으로 임지를 옮길 때까지 KAIST 석좌교수, 한국자기학회, 한국물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2012) 대한민국경제리더대상(2012) 등 다수의 상과 과학기술부선정 ‘닮과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2007)에 선정된 바 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DGIST, 특정위치 찾아 치료하는 의료로봇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신성철)은 7일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인체 내 특정 위치에 치료약물을 전달하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세계일보 기사.
최 교수 연구팀은 뇌과학전공 문제일, 스위스연방공대(ETH) 브래들리 넬슨, 홍콩중문대(CUHK) 장리 교수 등의 연구팀과 공동수행한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자성물질(니켈)과 생체적 합성재료(티타늄)를 코팅한 3차원 구조물 형태의 마이크로 로봇 제작에 성공했다.
자기장 제어시스템을 이용한 이 로봇은 인체 내 정밀한 위치탐색과 방향제어 등이 가능해 치료 목적의 줄기세포, 약물 등을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혈관, 뇌, 눈 등 액체로 채워진 신체기관에 치료약물 등을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치매 및 망막변성 등의 질환치료에 유용할 전망이다.
적정량의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약물 과다사용에 따른 부작용 예방 등 다양한 의·공학적 응용도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온라인판, ’머티리얼스 뷰즈’ 웹페이지(www.materialsviews.com) 등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