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기림비를 참배하며 역사의 교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입성으로 자전거 미대륙횡단의 쾌거를 달성한 ‘쏭브라더스’ 송근녕(25) 근우(23) 형제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7일 귀국한다.
6월 24일 LA를 출발, 캐나다를 포함 북미대륙 21개주를 돌며 72일간 7200km 의 대장정을 소화한 쏭브라더스는 나흘간의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며 뉴욕과 뉴저지의 명소들을 둘러보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자유의 여신상 등 맨해튼의 랜드마크는 물론, 신심 깊은 불자답게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 사찰 뉴욕 원각사도 찾았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 이들 형제의 뇌리에 남은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미주 최초의 위안부기림비였다. 지인의 도움으로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한 후 형 송근녕 씨는 “말로만 들었던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하고나니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만큼 마음이 숙연해졌다. 위안부기림비 건립을 위해 애쓴 분들의 노고에 머리가 절로 수그러진다”고 말했다.
기림비가 세워지기까지 있었던 많은 어려움을 전해들은 이들은 특히 기림비 동판을 디자인한 미국인 스티브 카발로 화가와 일본전범기퇴출운동을 벌이며 기림비 조경을 무료로 책임지고 있는 백영현 일전퇴모 공동대표의 노력에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뉴욕에 도착하기 전날 뉴저지 버겐카운티의 기림비에서 이곳 팰팍 기림비까지 5마일 구간을 달리는 제1회 위안부기림평화달리기 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생 송근우 씨는 “뉴욕과 가까운 코네티컷에 지난달 30일 도착했기 때문에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참가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70여일간의 강행군으로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근우 씨는 “통증이 조금 있지만 5마일 정도 뛰는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 “설사 아프더라도 돌아가신 위안부 희생자들을 기리는 뜻깊은 달리기라면 무조건 참가했을 것”이라고 열의를 드러냈다.
쏭브라더스는 대륙횡단을 하는 동안 준비한 대형 배너를 통해 독도 제주를 비롯한 한국의 자연과 아리랑, 비빔밥 등 문화와 음식을 홍보하며 400여명의 사인과 메시지를 받았다. 대학 졸업전 평생 기억에 남을 도전을 하기 위해 마련한 대륙횡단은 이들 형제에게 인종과 국경을 초월한 호의와 사랑,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깊은 나라사랑을 덤으로 일깨워 주었다.
70일 넘게 동고동락한 두 대의 사이클을 미리 항공편으로 부쳤다는 이들은 귀국하면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 3학년과 기계공학부 2학년으로 가을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졸업후 진로에 대해 근녕 씨는 “하고 싶은게 많긴 하지만 미대륙횡단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근우 씨도 “형과 함께 어려서부터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이런 도전도 해낸 것 같다”면서 “레저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대륙횡단에 도전하고 싶다는 쏭브라더스는 “아마도 그때는 남미대륙을 종단하게 될 것”이라며 지칠줄 모르는 투혼을 과시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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