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준 목사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끝내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쳐야했다. 그를 바라보는 소수의 청중들도 눈자위가 붉어져갔다.
일제시대 때 일본군을 탈출, 무려 6,000리(2,400 km)를 걸어 광복군에 합류한 청년 장준하가 광복군을 대표하여 조국광복을 다짐하는 연설을 했을 때 임정의 수반 김구 선생을 비롯한 민족지도자들이 함께 흘린 통곡의 눈물도 그러했을 것이다.
지난 17일 LA에서는 고 장준하 선생 3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주제로 장호준 목사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장준하 선생에 관한 동영상 상영, 주최측인 ‘겨레의 뿌리’ 노태현 회장의 인사말, 장호준 목사의 강연, 고인의 영정 앞에 향불을 붙이고 국화 한송이씩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호준 목사는 강연에서 “아버지는 보수적 민족주의자였다. 아버지가 지키려는 것은 ‘민족’이었다. 이 민족이 다시는 세계 열강에 휩쓸려 꼭두각시 전쟁 놀음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 사상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족의 자유와 민권을 지키기 위해 이승만정권과 싸웠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박정희의 한일협정과 싸웠다. 박정희는 비록 잘못되었다 해도 7.4 남북공동성명은 찢어진 민족을 외세의 간섭없이 자주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이므로 전폭적인 지지를 했다“고 소개했다.
장 목사는 “아버지는 그러나 유신헌법과 목숨을 건 싸움을 했다. 유신헌법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민족의 영구적 분단을 의미하는 것이었기때문이다.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통일된 민족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한 보수적 민족주의자의 투쟁이었다. 이것이 아버지의 삶이었다“고 강조했다.
장호준 목사는 “아버지 장준하 선생은 1973년 유신헌법을 반대하기 위해 백만인 서명운동에 앞장서 투쟁하면서 이대로 가면 통일정부를 만들수 없다고 호소하는 등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조국통일운동을 하시다가 결국 살해되고 말았다. 그 죽음은 명백히 타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버지가 박정희에 대항하기 위해 거사를 준비하던 중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최후를 맞은 그날이 바로 38년전 8월 17일 오늘”이라면서 “박정희, 일본이름 ‘다카키 마사오’의 딸이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를 반문하다가 목소리가 잠겼고 끝내 눈물을 쏟았다.
장호준 목사는 “그러나 우리들은 희망, 꿈, 미래가 있다. 수구세력은 돈과 계략을 가지고 국민들을 기만하고 탄압해 왔고, 지금도 탄압하고 있다. 반민주세력, 반평화세력, 반통일세력에 대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장호준 목사는 16일 샌디에고 예수마을교회에서 공개강연회에 참여했다. ‘사람사는 세상 샌디에고’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국제경제학자이자 월드뱅크에서 근무한 박영철 교수가 ‘세계경제는 저성장시대로 진입하는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고 장호준 목사가 ‘깨어있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함석헌 선생의 가르침을 주제로 두 번째 강연을 펼쳤다.
뉴욕=노창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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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내 뼈를 팔아다” 장호준목사 페이스북글 화제페이스북에서는 ‘장준하특별법제정시민행동’ 이준영 정책위원장의 글 밑에 달린 장호준 목사의 댓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준영 정책위원장이 쓴 “"장준하선생님 사건만 의문사가 아닙니다. 너무도 많은 사건들이 의문 속에, 거짓 속에 가려 있고, 은폐되어 있습니다. 의문사 뿐 아니라 국가의 폭력에 의해 인권이 짓밟힌 수많은 사건이 있습니다. 사건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은 하루하루 고통을 받으며 진실이 밝혀질 날만 기다리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특별법에 그 사건들을 모두 포괄하려는 것입니다” 글 밑엔 장호준 목사의 다음과 같은 강연회 댓글이 달려 있다.
"내가 강연회를 다니는 것을 보고는 어떤 사람들이 나를 향해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애비무덤을 파서 뼈다귀를 팔아 먹고 다니는 새끼”
그래 맞다.
내가 지금 아버지의 유골을 팔고 다닌다.
아니 내가 팔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37년 만에 세상으로 당신을 드러내신 내 아버지가 지금 나를 시켜 당신의 뼈를 팔라고 하신다.
내 뼈를 팔아라,
부수고 쪼개어 조각을 내어 내 뼈를 팔아라,
내 뼈를 팔아 일제청산을 사라,
내 뼈를 팔아 유신독재 망령을 쫓아내라,
내 뼈를 팔아 민족의 새정기를 사고,
내 뼈를 팔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사라,
내 뻐를 팔아 더러운 독재에게 희생된 이들의 진실을 사라,
내 뼈를 팔아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사라!
나는 지금 내 아버지의 뼈를 팔고 다닌다.
일제 잔재는 반드시 청산 되어야한다.
박정희 독재 망령은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이 나라 민주화는 반드시 성취 되어야 한다.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원한은 풀려야 한다.
이 민족 평화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내 아버지의 뼈를 사라.
그리고 내 아버지 뼈 값으로 민주주의 평화통일을 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