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유명아울렛 우드베리 커먼스 인근숲에서 발견된 여성의 유골(遺骨)이 5년전 실종된 한인할머니로 알려졌다.
뉴욕주 오렌지카운티 우드베리타운 경찰은 30일 “현재로서 퀸즈 베이사이드에서 2008년 6월 실종된 김판선(당시 78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유골과 함께 발견된 안경, 목걸이, 손목시계, 반지, 옷가지 등이 가족이 가져온 증거물과 일치하고 유골 옆에서 회수된 한국산 약품 ‘사리돈 A’ 역시 김씨가 매일 소지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의 아들 최모 씨 가족이 가져온 사진들에는 경찰이 유골과 함께 발견한 안경, 목걸이 펜던트, 반지 등을 착용한 모습이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목걸이와 반지세트는 김 할머니의 며느리가 네일숍에서 일하던 당시 구입해 어머니에게 선물한 것이며 함께 발견된 한방화장품 ‘수려한’ 쇼핑백은 아들이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베리 타운 경찰은 “유골에 대한 유전자(DNA) 감식결과가 약 2주후에 나오면 정확한 신원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23일 피해자의 반지와 목걸이 시계 등 유류품(遺留品)과 함께 최근 수년사이에 실종된 아시아 여성 등 7명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제보를 기다렸다.


가족들은 김 할머니가 실종된 후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뉴욕시에만 정보가 올라갔을뿐 전국적인 전산정보망에는 올라가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김할머니의 유해가 발견되고도 한인미디어가 보도하기전까지 가족들도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피해자가 한인할머니인 것이 확실시되면서 김 할머니가 죽음에 이르게 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실종 당시 김 할머니는 수중에 단 30달러만 있었고 착용한 목걸이와 반지 시계 등이 그대로 있었다는 점에서 강도피해의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할머니가 가족외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별로 없고 원한 관계의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순에 가까운 김 할머니가 집에서 승용차로 2시간 거리인 우드베리 쇼핑몰까지 어떻게 올 수 있었는지도 미스테리다.
경찰은 피해자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거나 교통사고후 유기(遺棄)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유골의 훼손 정도가 심해 살해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파울 플레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보강수사에 들어갔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kim@newsroh.com
<꼬리뉴스>
김할머니 2008년 실종 뉴욕한국일보에 보도
김할머니가 실종된 것은 지난 2008년 6월 11일.
퀸즈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아들 집에서 함께 살고 있던 김할머니는 이날 오전 아들 내외가 출근하고 손녀들이 등교한 오전 10시 이후 자취를 감췄다. 30달러 정도의 현금을 소지한 채 핑크색 티셔츠와 칠보 바지를 입은 상태로 ‘수려한’ 쇼핑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가족들에 따르면 기분전환을 위해 간혹 외출은 했지만 영어를 전혀 못해 금세 돌아오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당시 뉴욕한국일보는 7월 2일 ‘베이사이드 거주 할머니를 찾는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후 딸이 거주하는 뉴욕으로 1992년에 이민을 왔으며 이후 1997년 도미한 아들 최씨의 집에서 며느리, 손녀 세 명과 함께 생활했다.
아들 최씨는 “어머니가 실종되신 후 수년간 경찰서를 내 집 들락거리듯 하고 온 동네에 전단지를 뿌리고 수소문(搜所聞)하면서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돼 가슴이 메인다”면서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