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재외투표가 6일간 시행된 뉴욕의 투표장은 유엔본부와 마주한 맨해튼 42가 1애버뉴에 위치한 뉴욕총영사관 1층에 마련됐다.
마지막 날인 2일 마감시간을 한시간 앞두고 필라델피아에서 온 한 유학생은 학생증을 들고와서 투표를 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신분확인은 대한민국 여권이나 미국정부가 발행한 영주권, 운전면허증 등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장을 찾고도 투표를 하지 못한 사례는 10여건 발생했다. 투표사무원 박정욱씨는 “투표를 못하고 발길을 돌린 분들 대부분은 사전 등록을 하지 않고 그냥 투표장을 방문한 경우”라면서 “충분히 홍보를 했지만 아무래도 첫 재외선거라서 미처 몰랐던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뉴욕 재외투표 1호와 2호는 지난달 28일 소헌(57)씨와 소애순(55)씨 부부가 기록했다. 뉴저지 체리힐에 거주하는 소씨 부부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오전 5시 기차를 타고 왔다고 밝혔다. 소헌씨는 “미국 온 지 31년 만에 이런 기회를 갖게 돼 감회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뉴저지에서 온 최순애씨는 전날 맨해튼에서 하룻밤은 보낸 후 가장 먼저 투표소에 도착했지만 1호 투표의 기쁨을 소헌씨 부부에 양보하고 세 번째로 투표했다.
◯…지난달 31일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뉴욕총영사관 1층에 마련된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반 총장은 투표 절차를 마친 뒤 선거 관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첫날인 28일 오전 10시30분쯤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같은 날 업무차 뉴욕을 방문한 문하영 재외동포영사대사도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 재외선관위는 살인적인 맨해튼의 주차비로 인한 유권자의 부담을 고려해 총영사관 바로 뒤편 주차장 한곳과 지정주차계약을 맺어 환영을 받았다.
투표를 위해 이 주차장을 찾은 유권자를 위해 전담 직원 두명이 대기한 가운데 안내를 제공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직원에 따르면 투표기간중 평균 80여대가 이용, 6일간 500대에 가까운 한인유권자의 차량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차를 몰고 온 강희옥 씨는 “맨해튼의 교통이 불편해 차를 몰고 왔는데 평소같으면 수십달러의 주차비를 지불했을텐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세심한 배려가 고마웠다”고 말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