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활동하는 한인여성조각가가 시카고 동물원의 명물사자 동상(銅像)을 조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 등 미 언론은 조각가 애나 고(고은아)씨가 남편과 함께 최근 완성한 사자 ‘아델로’의 동상 제막식(除幕式)을 22일 갖는다고 전했다. 이 동상은 지난해 2월 시카고의 링컨파크 동물원에서 안락사(安樂死) 한 사자 아델로를 기리는 것이다.
아델로는 한 살때인 95년 남아프리카에서 이곳 동물원에 정착, 죽기전까지 링컨 파크의 상징적인 동물과도 같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동물원에 있었지만 ‘백수의 왕’ 다운 위풍당당한 체구로 최고의 ‘사진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photo by Lincoln Park Zoo
145년 역사의 링컨파크 동물원에서 기념 동상이 만들어진 것은 1930~1940년대 가장 인기있었던 고릴라 ‘부시맨’에 이어 두 번째이다. 사자의 평균수명인 14세보다 4년을 더 살고 아델로가 죽가 수백명이 애도(哀悼)를 표하기도 했다.
조각가 고은아씨는 시카고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원하는 기부자가 직접 찾아와 동물원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아델로에 많은 애정을 가졌다”며 “아델로를 기념하기 위한 동상을 제작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동물 동상 작업을 처음 해봤다는 고 씨는 “아델로의 비디오와 사진들을 보며 사자의 포즈와 특정을 찾아 사실성 있게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 스케치는 2주면 끝나는데 이번 작품은 스케치에만 한 달 반을 투자했다. 힘들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photo by Lincoln Park Zoo
제작기간만 8개월이 걸렸다는 고 씨는 “항상 작업을 남편과 같이 한다. 이번에도 남편과 함께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고 씨는 1982년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로 유학 온 뒤 조각가 남편(제프리 바릴라)을 만나 함께 휴버트 험프리 전 부통령 기념동상,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솔저필드(Soldier Field), 텍사스대 마틴 루터 킹 등 많은 동상들을 제작해왔다.
고은아씨는 “이번 작품을 제작하면서 사람들이 좀 더 동물들을 존중해주고 보호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많은 예술가가 동물원을 찾아가 동물들에 대해 공부하고 예술로 승화(昇華)시켰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