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내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우주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들이다.”
지현 큰스님의 설법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한 불자들은 진지한 자세로 傾聽(경청)하는 모습이었다. 1일 뉴욕 원각사 큰법당에선 흔치 않은 설법이 이뤄졌다. 송광사 율원장 지현 큰스님의 동영상 법문이었다.
지현 큰스님이 얼마전 통도사에서 행한 화엄산림대법회의 법문 동영상을 이곳 뉴욕원각사에서 특별법문으로 신자들에게 들려준 것.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은 동영상 법문에 앞서 “스님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말씀들을 불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현 큰스님은 이날 불교의 신심, 믿음의 중요성을 주제로 설법을 펼쳤다. 큰스님은 “모든 선지식은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서원에 따라 수행을 거듭했다. 스스로의 佛性(불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수행이 흔들리고 순간의 쾌락에 끌려다니는 것”이라며 “신심은 도의 근원이며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는 華嚴經(화엄경) ‘현수품’을 인용소개했다.
지현 큰스님은 “부처님은 욕심을 버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는데 우리는 욕심을 채우기위해 죽기살기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빈그릇에 담는 사람이 선지식과 대선사가 되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기 때문에 부처님의 법이 들어갈 틈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을 듣기 이전에 내 마음을 끊임없이 비워야 합니다. 삼천배를 하거나 경을 외우거나 무엇을 잘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이 (집착에 사로잡히는) 아상이 되어 새로운 법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사사로운 것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부적없이는 어디든 다닐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동서남북 어디가 안좋은 방향이 없고 날마다 좋지 않은 날이 어디 있습니까.”
큰스님은 달마대사와 제자인 신광스님이 팔을 잘라 도를 얻은 ‘혜가단비도(慧可斷臂圖)’의 일화를 소개하며 어떠한 선지식도 편안하게 도를 얻은 분이 없다고 수행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지현 큰스님은 “부처님이 태어나 ‘天上天下(천상천하) 唯我獨尊(유아독존)’이라고 말한 것은 우리 모두가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임을 이른 것이다. 남자이든 여자이든, 잘생겼든 못생겼든, 불구이든 아니든, 세상의 모든 이들은 귀한 존재"라며 ”이 세상에 우리가 사랑못할 사람은 없다. 過去(과거)佛(불), 現在(현재)佛(불)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未來(미래)佛(불)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설법을 맺었다.
원각사(뉴욕주 샐리스베리밀즈)=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송광사 율주 지현큰스님 한국불교의 율맥이어
지현 큰스님은 한국의 三寶(삼보)寺刹(사찰) 중 僧寶(승보)종찰로 유명한 조계총림 송광사(전남 순천) 율주로 주석하고 있다. 산림법회가 봉행된 경남 양산의 통도사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佛寶(불보)사찰이기도 하다.
지현 큰스님은 해인사에서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72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1977년 쌍계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이후 해인사 승가대학과 해인율원을 졸업하고 송광사 재무국장과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을 거쳐 1989년부터 부산 관음사 주지로 있다.
현재 송광사 율주로 한국불교의 율맥과 강맥을 잇는 한편, 조계종 고시위원, 사회복지법인 '늘 기쁜 마을' 대표이사, 두송자활후견기관 관장, 재단법인 관음선행장학회 대표이사, 사단법인 동련 이사 등을 두루 맡는 등 율사이자 포교사, 복지사로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