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영웅이었습니다.”
6일 샌프란스시스코 공항에서 충돌 사고를 당한 아시아나 항공의 승무원들이 영웅적 구조 활동으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7일 탑승객의 증언을 통해 “사고 직후 비행기 안에서 영웅적인 행동들을 볼 수 있었다. 한 여승무원은 정신없고 긴박한 순간에도 바닥에 쓰러진 부상 승객들을 헌신적으로 도왔다”고 전했다.
승객 라유진(앤소니 라)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영웅이었다. 작은 체구의 소녀같은 승무원이었지만 기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부상당한 사람들을 업어 날랐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면서도 침착했고 사람들을 도왔다”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KBS-TV 화면 캡처>
라씨는 “그녀를 비롯한 모든 승무원들이 화재로 연기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비행기 구석구석을 다니며 모든 승객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힙합콘서트 프로듀서인 라유진씨는 아시아나기를 타고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간 것만 173회째라고 밝혔다. 그는 “착륙 직전 창문을 통해 보니 고도가 너무 낮다고 느꼈다. 엔진에서 회전 속도를 올리는 듯한 비정상적인 소리도 들렸다. (기장이)엔진의 파워를 올리는 것 같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비행기가 충돌한 후 10~15분이 지나 기내가 화염에 휩싸였다”면서 “충돌할 때는 꼭 죽는줄만 알았다. 솔직히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에드윈 리 시장은 이날 뉴스브리핑에서 사고 상황에 비해 사상자 수가 적은 것에 대해 “운도 좋았지만 이렇게 생존자가 많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승무원들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이 추가적인 불행을 막을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
캘리포니아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아내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아시아나 214편에 탑승한 승객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아울러 신속한 구조 활동으로 더 큰 비극을 막은 분들의 용기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부상 승객 중 50명 이상이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 입원했으며 일부 환자들은 충돌 시 강한 충격으로 머리가 찢어지고 척추 등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저널은 아시아나 124편이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최초 출발해 서울에 들렸다가 샌프란시스코에 오는 비행기였다고 전했다. 서울-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지난 2011년 64만6891명의 승객이 이용했으며 런던-샌프란시스코, 홍콩-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숫자이다.
뉴욕=민지영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이윤혜 최선임승무원 당시 상황 인터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충돌 사고 직후 마지막까지 기체에 남아 헌신적으로 승객을 구출한 이윤혜 최선임승무원(40)은 8일 미 샌프란시스코 시내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 참석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승무원은 사고 당시 꼬리뼈 골절상을 입어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선 채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착륙 당시 다친 모양인데 승객들을 탈출시킬 때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photo by NEWSIS서재훈>
그녀는 “착륙 상황에서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터지는 바람에 승무원 한 명이 깔려서 조종석 밖에 있던 대기 기장이 도끼를 가져와 슬라이드를 터트려 구조한 후 손님들의 탈출을 진행했다”면서 “승객들이 모두 대피한 것을 보고 부기장과 일부 화재를 진압한 후 마지막으로 탈출했다. 이때 기장이 항공기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구조를 도왔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승무원이 울면서 구조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에 대해 “후배 승무원이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여성 승객에게 ‘괜찮냐’고 묻자 ‘덕분에 괜찮다’고 답하며 눈물을 흘려 같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탈출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비상상황에 대한 훈련을 매년 받는다.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과 화재를 빨리 진압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